해외통신원 소식

"우리 문학에 대한 목 마름, 하와이에선 없어요"...도서관 재개관 소식에 들뜬 하와이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5.31
해외에서 거주하는 한인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는 순간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중에서도 바다 건너 작은 섬에 거주하며 가장 아쉬운 순간 중 하나는 단연 우리말로 적은 무수한 문학작품들을 손쉽게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할 때일 것이다.
한국에서라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각종 최신 문학작품들도 해외 거주 교민들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하지만 이같은 우리 문학 작품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 시켜 주는 기능을 했던 고마운 맥컬리 모일릴리 하와이 주립 도서관이 재개장 소식을 알리면서 현지 한인 커뮤니티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껏 내부 시설 보수 공사로 한동안 운영이 중단됐던 하와이 유일무이한 한인 문학을 다량 보유한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도서관이 오는 6월 3일 재개관 소식을 전했다.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도서관에는 한국도서재단의 한국 도서 코너가 마련돼 있어, 다수의 교민들이 찾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난 1997년 미국 최초로 문을 연 한국도서재단은 주정부 도서관 시스템으로 하와이주의 오아후섬을 포함한 이웃 섬의 주립도서관을 대상으로 한국어 도서 보급 및 대출 서비스를 지원해오고 있다.
이 덕분에 하와이에서는 한류 열기 확산의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현지에 거주하는 이민 가정 2~3세들에 한글의 우수성을 보급하는데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더욱이 비교적 우리말에 대한 노출 빈도가 적을 수 밖에 없는 한인 이민자 가정의 경우,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 교육 방법에 고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지 사정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 역시 바로 이곳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도서관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즉, 비록 고국을 떠나 바다 한 가운데 하와이 섬에 거주하고는 있지만, 한국인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어린 시절부터 심어주고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 역시 바로 이곳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위해 도서관이 내부 시설 보수로 한동안 운영을 정지하기 이전까지도 줄곧 주립도서관 한 켠에 마련된 교실에서 일주일에 2~3회씩 영유아 한글 교육 지원 사업이 진행됐던 바 있다. 당시 이 일대에 거주하는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한글 교육 수업이 지원될 것이라는 소식이 현지 온라인 한인 카페를 통해 공개된 직후 크게 환호하며 소식 공유에 열중했을 정도로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 이민 2~3세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한글 교육 사업의 절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기회였다.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서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서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서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이 때문에 도서관이 재개장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온 직후 현지 교민들은 무엇보다 우리말을 사용하며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자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한글 교육 사업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하와이주 오아후섬 마키키(Makiki) 주민이자 지난해 1월 출산한 30대 교민 정선양 씨는 "하와이는 비교적 한인들이 밀집해 거주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외국이라는 지역적 특성 상 마음먹고 한글 교육업체를 찾아 나서지 않는 한 여전히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쳐줄 기회가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도서관에서 뜻깊은 한글 교육 시간을 지원해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현지 한인 학부모들이 많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인데, 재개관 소식이 알려지면 당일 바로 찾아가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알아볼 예정이다."라고 했다.

하와이 오아후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한인 교민 율리아 리 씨 역시 도서관에서 지원하는 한글 교육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표했다. 그는 "손자가 올해 4살인데, 모국어인 한글보다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많아서, 가족들 모두 한글 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이민자 가정이니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문제이지만, 아이들에게 여전히 우리가 한국인이며, 한국이라는 뿌리를 가슴 깊이 새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에 도서관에서 한글 교육 지원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많은 교민들과 이 소식을 공유했다."라고 했다.

도서관 재개관 소식을 알린 한국도서재단은 이번 내부시설 보수를 통해 한국에서 공수한 다수의 우리 문학 서적 외에도 영어 자막이 포함된 한국 드라마 DVD, 케이팝(K-POP) 음악 CD 등도 추가로 확보해 더 많은 한국 교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류 문화를 이끌고 있는 K-드라마와 영화 DVD에 영어 자막을 실은 자료를 확보해, 현지 미국인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 내부 시설 보수 전의 맥컬리 모일릴리 주립 도서관의 모습. 2층에는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다룬 다수의 서적들이 보관돼 있어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곤 했다. 직접 촬영.


뿐만 아니라, 고가의 운송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지 주민들에게 제공해오고 있는 전자 도서(EBook) 시스템을 확충해, 한국에서 출간되는 신작 도서를 발 빠르게 교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이번 전자 도서 시스템 확대 구축에는 교보문고와 하와이 주립도서관이 공동으로 지원했다.
한편, 하와이 내의 한국 문학 지원과 한글 교육 사업에 앞장서오고 있는 한국도서재단은 하와이 이주 1세대인 문숙기, 문유진 설립자가 100만 달러를 기증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3월 28일 코로나19로 인한 첫 팬데믹이 내려진 하와이의 어려운 경제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대량의 한국 도서 지원 사업을 이어온 바 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약 10만 달러의 지원금을 통해 바다 건너 한국에서 공수된 한국 신작 도서와 드라마 DVD, K-POP CD를 추가 확보한 상태다. 이 같은 꾸준한 사업 확충에는 재외동포재단과 하외이 국민회 재단, 하와이 최대 규모의 한인 마트인 팔라마 마켓 외에도 현지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전달한 기금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임지연미국 임지연
서울신문 칼럼 저자
아시아투데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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