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체코에서 맞는 가정의 달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5.18

5월 초 한국 어린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만들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곤 한다. 학창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작은 손으로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그리거나 만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프라하 한글학교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은 그런 경험이 있을까? 체코의 학생들은 5월 가정의 달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마침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지난 5월 6일 금요일은 주에 한 번 있는 한글학교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반 학생들에게 물었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체코에 오게 된 친구들 있나요?", "혹시 이맘때쯤 한국 학교에서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만들거나 카드를 써본 친구 있나요?",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감사의 인사를 해본 적이 있나요?" 아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각자 언제 체코에 왔는지, 어떤 기억이 있는지, 그리고 한국 또는 다른 나라에서 학교나 유치원을 다녀본 경험을 신나게 쏟아놓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어버이날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친구는 없었다.


체코에도 '어머니의 날'이라는 한국의 어버이날과 비슷한 기념일이 있다. 체코가 슬로바키아와 분리되기 전 1923년 처음으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어머니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다. 초대 대통령인 Tomáš Garrigu Masaryk의 딸 Alice Masaryková 는 어머니의 날을 휴일로 정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으나 냉전 기간에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로 대체되었다. 이후 체코 공화국은 공산주의가 몰락한 1989년 이후 어머니의 날을 새롭게 정하고 기념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어머니의 날이 공산주의 시절 여성의 날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체코 현지 학교에서도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거나 꽃을 만들기도 하고, 백화점과 마트에서도 어머니의 날을 위한 선물과 꽃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체코 어머니의 날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이다. 대개 한국의 어버이날과 날짜가 똑같지 않지만, 올해 2022년만큼은 5월 8일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로 한국 어버이날과 체코 어머니의 날이 똑같은 날에 기념되었다.


한국의 어버이날과 카네이션의 유래에 관해 설명을 들은 우리 반 학생들은 체코 현지 학교에서도 어머니의 날에 대해 배웠고 또 몇몇 학생들은 카네이션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우리 반 학생들은 한국의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카드를 만들기로 했다. 준비한 색지와 카드를 가지고 카네이션 꽃잎을 접어 개성대로 카드에 붙여 꾸밀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열심히 카네이션을 접던 아이들이 말했다. "선생님, 그런데 한국에는 어버이날 전에 어린이날이 먼저 있잖아요, 그런데 체코의 어린이날은 아직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해요.", "맞아요. 저는 그래서 체코 어린이날 대신 한국 어린이날에 선물을 받았어요."


[프라하 한글학교 4학년 어버이날 카드 만들기 수업, 참고: www.praguest.com/cz/den-deti-v-praze]


체코의 어린이날은 매년 6월 1일로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1951년부터 기념되었다고 한다. 1950년대 초기에는 어린이날 행사가 형식적인 정치적 행사의 형태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어린이에 대한 물질적, 사회적 보살핌과 어린이의 인권 및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며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서부터 어린이날을 정식으로 기념하고 축하하기 시작했다. 1958년부터는 "즐거운 오후"라는 행사를 개최하여 6월 1일 다음 일요일에 학교의 운동장과 공원에서 국가 위원회와 지역 사회 조직이 참여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저학년을 위한 퍼레이드, 카니발, 각종 어린이 대회 및 스포츠 게임 및 저녁에는 고학년을 위한 캠프파이어와 랜턴 퍼레이드가 열리기도 했다. 현재의 어린이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에도 체코 현지에서는 어린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체코의 어린이들이 어린이날에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어디일까?

한국의 어린이날과 마찬가지로 동물원, 공원 등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개최된다.

5월 28일 토요일 프라하 6의 Na Vypichu 공원에서는 지역 스포츠 센터와 함께하는 어린이날 행사가 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여가 활동, 예술 및 창작 워크숍 및 올림픽 선수 Jiří Mužík와 함께하는 스포츠 경기와 게임이 개최된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눈높이 연극 공연, IRS 프레젠테이션, 여름 영화 및 인형극 프로그램에 모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Den dětí s Domy dětí a mládeže어린이날 행사 안내 포스터, 사진 출처: www.dendetipraha.cz]

[Den dětí s Domy dětí a mládeže어린이날 행사 안내 포스터, 사진 출처: www.dendetipraha.cz]


5월 29일 프라하 8의 Karlínské náměstí에서는 Karlínské Spektrum과 Karlín Market이 주최하는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어린이날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디저트와 음식을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과 푸드트럭이 가득한 음식 문화행사로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같은 날 프라하 4의 Chodovské tvrze 공원에서는 게임으로 가득한 재미있는 오후를 주제로 미술 워크숍, 밴드 "Chytej"의 콘서트 및 다양한 다과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Karlínské náměstí 어린이날 행사 개최 장소, 사진 출처: www.prague.eu]

[Karlínské náměstí 어린이날 행사 개최 장소, 사진 출처: www.prague.eu]


6월 1일 어린이날 당일 프라하 2의 Vyšehrad National Cultural Monument는 프라하에서 가장 어린 방문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축하 행사의 일환으로 어린이들은 4가지 동화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이 프로그램에는 KUK 미니 게임룸, 6~13세 어린이를 위한 Vyšeart 창작 워크숍, 3세 어린이를 위한 공연 및 밴드 콘서트도 포함된다.


[2021년 Vyšehrad 어린이날 행사 모습, 사진 출처: www.praha-vysehrad.cz]


[2021년 Vyšehrad 어린이날 행사 모습, 사진 출처: www.praha-vysehrad.cz]

[2021년 Vyšehrad 어린이날 행사 모습, 사진 출처: www.praha-vysehrad.cz]


미래의 주역이 될 어린이들과 그 아이들을 희생과 사랑으로 보살피는 부모님들을 위한 5월. 체코와 한국의 거리와 상관없이 양국의 어린이들은 사랑으로 가득한 가정의 달을 보내고 있다.



체코 최조은 프라하한글학교 교사
체코 최조은
프라하한글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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