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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1905년 5월 14일 멕시코 프로그레소에 도착한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식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5.20

<프로그레소에서 진행된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 현판식(좌), 프로그레소 구청장인 훌리안 사까리아 꾸리(우) 총영사>

<프로그레소에서 진행된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 현판식(좌), 프로그레소 구청장인 훌리안 사까리아 꾸리(우) 총영사>


한국인 이민이 멕시코에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1905년이다. 하지만 멕시코와 수교한 것은 60년이 되었다. 남미의 많은 나라가 한국과 수교를 맺었지만, 멕시코는 남미의 그 어느 나라보다 특별하다. 

 

한 시대의 점을 찍은 두 인물이 지구 반대편 양쪽에 있었다. 대한제국의 고종과 멕시코의 포르피리오 디아스(José de la Cruz Porfirio Díaz Mori) 대통령이다. 고종은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각 나라 사이에서 이권을 견제하며 대한제국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었다. 당시 대한제국이 어느 한 나라의 문화적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포르피리오 디아스 멕시코 대통령은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고, 프랑스로 망명해 파리에서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해당 시기 거리에서는 프랑스 양식을 따르는 멕시코 건물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에펠탑을 만들고 남은 철골들을 멕시코로 가져와 다리를 만들 정도였으니 포르피리오 디아스 대통령의 프랑스에 대한 사랑이 얼마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033명의 한인이 1905년 5월 14일 멕시코 프로그레소(Progreso) 항에 도착한다. 유카탄 주 메리다에 도착하기 위해서다. 117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2022년 5월 14일 처음으로 멕시코에 한인들이 도착한 프로그레소 (Puerto de Progreso)항에서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과 한국대사관 이 참석한 가운데 117년 이민 기념행사가 열렸다.

 

과거 멕시코를 방문한 한인들은 이곳에서 일을 하기 위해 모여들었지만, 본 행사장을 찾은 한인들은 멕시코 여행을 하거나 이곳을 기억하기 위해 와 있다. 117년 전 한인이 첫 방문한 이곳에서 한국-멕시코 60년주년 수교를 기념해 열린 행사는 멕시코 쿠바 한인 후손 총연합회(Alianza de Descendientes Coreanos Mexico Cuba, 이하 총연합회)가 주최했다. 현재 총연합회 현 회장은 힐다 데 라 끄루스 노( Hilda de la Cruz Noo) 여성 회장이다. 울리세 박 리(Ulises Park Lee)는 기존까지 한인 후손 총연합회를 이끌어 왔고 현재는 명예 회장이다.

 

한국-멕시코 친선 기념 현판식이 진행된 이날 프로그레소에서는 서정인 멕시코 대사를 대신해 이장 총영사가 축사를 했다. 프로그레소에서는 5월 14일을 한국 이민자의 날로 제정한 것과 한국-멕시코가 수교 60년이 된 것을 축하하며 사까리아스 꾸리(Julian Zacarías Curi) 프로그레소 구청장과 관계자들에게 이 자리를 허락해 준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감사의 말을 전했다. '프로그레소 항에 설치된 한국-멕시코 관계와 우정을 상징하는 현판은 멕시코 한국의 영원한 관계를 보여 준다. 이로 인해 더 많은 한국의 관광객들이 이 프로그레소에 올 것이며 한인들의 역사를 기억할 것이다. 이곳에 오면서 둘러봤는데 해변과 자연환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또한 전 세계 정치, 경제, 환경, 보건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어서 빨리 전 세계가 이곳처럼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마지막 인사를 멕시코여 영원하여라! 한국이여 영원하여라! 쁘로그레소여 영원하라!'

 

이어지는 축사는 프로그레소 구청장인 훌리안 사까리아 꾸리(Julian Zacaria Curi)가 맡았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프로그레소를 걸며 생각했다. 한국인에게 중요하게 생각되는 프로그레소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팔을 벌려 세계 각국의 여러 나라 사람들을 맞이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117년 전 오늘, 지금 이 시각쯤 온 한인 중 70명 정도는 몸이 안 좋아서 왔는데, 당시 세관이었지만 지금은 문화원이 된 장소에서 한인들이 치료를 받았다. 오늘 이곳에 설치된 한국과 멕시코 우정의 기념 현판이 멕시코와 한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짐을 말해준다.'

 

라사레또(lazareto)란 곳은 처음 한인들이 이곳에 도착해 병자를 치료 받던 곳이다. 이곳에는 3년 전 한국 정부 감사의 현판이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문화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까띠아 마를레네(Katya Marlene, 15세)라는 한인 후손 소녀가 색소폰으로 아리랑을 연주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1905년 5월 14일 한인들이 프로그레소 부두에 내려 이곳에서 22개의 에네켄 농장으로 흩어져 4년간의 강제노동을 시작했다. 117년이 지난 현재, 이곳에서 한인 후손 소녀의 아리랑 연주는 1,033명의 한인, 단 한명도 고국에 돌아가지 못했던, 나라 잃은 슬픔과 나라를 다시 찾은 소식을 들어도 돌아갈 수 없는 지구 반대편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잊지 않도록 한다. 필자는 그 연주가 멕시코에 처음 방문했던 한인의 피눈물과도 같은 소리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프로그레소 바닷가에서 '아리랑' 연주하는 까띠아 마를레네 (Katya Marlene) 15세 한인후손>

<프로그레소 바닷가에서 '아리랑' 연주하는 까띠아 마를레네 (Katya Marlene) 15세 한인후손>


<프로그레소에서 5월14일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식 축사와 기념사진>

<프로그레소에서 5월14일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식 축사와 기념사진>

<프로그레소에서 5월14일 '한국인 이민의 날' 기념식 축사와 기념사진> 


사진 출처
Julián Zacarías Curi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ulianZacariasC

참고 자료
멕시코-쿠바 한인후손 총연합회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lianzaDescendientesCoreanosMexicoCuba
https://www.yucatan.com.mx/yucatan/2022/5/15/celebran-la-llegada-de-los-libaneses-coreanos-yucatan-desde-progreso-320374.html
https://www.yucatan.com.mx/yucatan/2022/5/17/importaria-el-pulpo-corea-del-sur-de-progreso-320728.html



조성빈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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