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 양삼일 이사장과 조정윤 사무국장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5.09

다양한 케이팝 관련 이벤트나 최근 보고타 국제도서전에서의 한국관 인기를 보면, 김구 선생이 저서 『백범일지』를 통해 강조한 '문화의 힘’이 새삼 느껴진다. 한복을 입어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나 연등을 만드는 모습, 한국의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오가는 질의응답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아직 한국 문화콘텐츠가 콜롬비아의 ‘주류문화'에 속한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하위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단계처럼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한국 문화콘텐츠가 콜롬비아의 저변에 자리 잡는 데 있어 정부뿐 아니라 여러 단체와 개인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과 콜롬비아가 수교한 60주년으로 콜롬비아 내에서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콜롬비아 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Fundación Cultural Asia-Iberoamérica, FCAI)의 양삼일 이사장과 조정윤 사무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고타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의 조정윤 사무국장과 양삼일 이사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보고타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의 조정윤 사무국장과 양삼일 이사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재단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정윤 사무국장: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은 1997년에 설립됐고, 2008년에 콜롬비아 외무부에 문화재단 법인으로 등록했습니다. 저희는 한국을 중남미에 알리고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격상을 목표로 한국의 최고의 예술과 현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가장 엄선된 문화예술을 선보이자는 취지로 사업을 구상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사업에는 공연예술/문학교류, 사회공헌, 아시아 포럼이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문체부 산하기관인 세종학당(독립형)을 위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조정윤 사무국장: 예를 들어 공연예술/문학교류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의 국립발레단, 김덕수 사물놀이, 국립현대무용단 등 한국의 공연예술을 이끄는 단체들을 초청청해 콜롬비아의 예술의전당과 같은 마죠르 극장이라든지 아니면 이베로 아메리카노 국제연극제라든지 칼리국제댄스비엔날레와 같은 대형 국제 행사에 해당 단체들을 소개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점프>, <브레이크 아웃> 등 트렌디한 작품들도 소개함으로써 한국의 문화 트렌드를 지구 반대편인 콜롬비아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 뿐 아니라 사물놀이, 태권도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을 통해 콜롬비아인들이 한국문화와 아시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콜롬비아에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나요?

양삼일 이사장: 1980년대에 학생 신분으로 콜롬비아에 들어와 이 나라와 연을 맺게 되었어요. 학생 때 이곳으로 와서 로스안데스 대학에서 학사를, 하베리아나에서 석사를 마쳤습니다. 콜롬비아 사회에 적응하면서, 평소에 존경하던 문화계 종사자 선생님들께 외국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할 기회를 마련해드리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여러 무대예술이나 다양한 분야로 일이 진행되면서 한국에서 뜻이 맞는 기획이나 예술경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분들과 함께 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콜롬비아에서 한국과 관련된 행사의 대부분을 저희가 기획획하고 진행했습니다.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만큼 콘텐츠 선정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선정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하시나요?

조정윤 사무국장: 우리 전통예술과 관련된 무대극, 그와 관련된 팀뿐만 아니라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한 한국의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무대연극, 현대무용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동양'하면 정적일 것이라는 흔한 편견을 깨고자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려 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한국과 콜롬비아가 수교를 맺은  60주년인데, 혹시 특별한 문화교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게 있을까요?

조정윤 사무국장: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준비중인데요, 먼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전통 연희단 ‘꼭두쇠’가 콜롬비아를 방문해 공연할 예정입니다. 6월에는 한국 춘천에서 열리는 ‘손흥민 국제유소년친선축구대회’에 안티오키아 메데인 지역의 청소년 팀이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또, 하반기에는 작년에 이어 메데인 도서 축제에 참여하여 한국의 문학을 알리고 10월에는 수교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박혜상 소프라노의 보고타 공연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세종학당에서도 60주년 기념으로 문화 아카데미나 작가교류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 재단의 비전이나 계획에 대해 마지막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정윤 사무국장:  한국의 창작발레나 사물놀이, 마당협주곡 등 프로그램 협업을 콜롬비아에서도 진행할 수 있어서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도 굉장히 기쁘고 보람됩니다. 과거 콜롬비아에서는 한국이 굉장히 생소한 나라였지만, 장기간의 문화 사업을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조금 더 깊어짐을 느낍니다. 

 

양삼일 이사장: 우리는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공연예술과 문화예술은 어떻게 변할 것인지, 메타버스 등 기존과는 다른 생태계에서 우리의 공연예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달리 콜롬비아의 경우 디지털 교육이 굉장히 느린 단계이고, 인프라도 부족한 편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지자체와 프로그래밍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의 발전된 교육 문화를 콜롬비아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재단 내에도 ICT센터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의 경우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나 영국의 영국문화원처럼 언어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소개해주는 장으로 보고타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 분원을 세워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는 콜롬비아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최민정

성명 : 최민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콜롬비아/메데인 통신원]
약력 : 현) EBS 글로벌 리포터 (콜롬비아, 메데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