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 문화 체험 행사' 스톡홀름 문화의 밤을 홀렸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5.09

주 스웨덴 대한민국 대사관과 쿵스홀멘 국제도서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스톡홀름 문화의 밤 행사의 일환으로 공동 주최한 '한국문화 체험행사'는 말 그대로 문전성시였다. 국제도서관 입구부터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스웨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한복과 오징어게임 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행사는 한복 체험, 딱지치기와 달고나 등 드라마 '오징어게임' 놀이 체험, 최연혁 린네대학교 교수의 강의 등으로 구성됐다. 행사가 도서관에서 열리면서 어린 아이 손을 잡은 가족부터 청년, 어르신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2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것은 한복 체험 행사였다. 한국 대사관이 준비한 30벌이 넘는 한복을 스웨덴 사람들은 정말 행복하게 고르고 갈아입은 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마티나 리베르손은 '내가 정말 공주님이 된 것 같다'면서 '한국 드라마 <킹덤>을 보면서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다'고 만족했다. 그녀는 지난 2020년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방탄소년단(BTS)을 알게 된 이후 한국 문화 '찐팬'이 됐다. 그녀는 처음 BTS 팬클럽 이름이 '아미'라는 사실을 알고 '군대냐'고 되물을 정도였지만 현재 자신이 아미여서 행복하다고 소개했다.

 

스톡홀름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3명도 한복체험이 가장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솔데 루잔은 '어떻게 표현하기 어렵지만 정말 예쁘고 내가 정말 왕비 나 공주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들은 우연히 엑소와 BTS를 좋아하면서 한글에 관심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전공하게 됐다고 한다. 홍콩에서 온 에릭 역시 한복을 입은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드는지 연신 사진을 찍었다. 그는 '8년 전에 스웨덴에 왔는데 당시만 해도 한국음식점도 1~2개였고 한국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면서 '그런데 서서히, 천천히, 스웨덴에 한국 문화가 퍼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에릭(왼쪽)과 마티나 리베르손. 사진-박소현 스톡홀름 통신원>

<행사장에서 만난 에릭(왼쪽)과 마티나 리베르손. 사진-박소현 스톡홀름 통신원>


저녁 7시에 시작된 행사장 곳곳에서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 놀이 행사 중에는 딱지치기가 인기가 많았다. 딱지가 넘어갈 때마다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다. 또 다른 곳에 마련된 달고나 체험장에서는 사람들이 달고나에 집중하느라 열기가 뜨거웠다. 고사리 손을 한 아이부터 어른들은 달고나가 든 뚜껑을 열고 O, 우산 등 모양을 확인할 때 한번 웃었고 달고나가 부서지면 또 즐거워했다. 달고나 체험장에서 만난 13살 학생 3명도 한국 문화를 평소 좋아해서 행사장을 찾았다. 베로는 '웹서핑을 하다가 한국 패션과 한국의 전통의상에 관심이 생겼다'면서 '한국을 좋아하기 시작하자 아빠가 신문에서 이 행사 광고를 보고 알려줘서 찾았다'고 말했고 알렉산드라는 '엄마가 아시아인이라 평소 아시안 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중 한국 문화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징어게임을 봐서 달고나를 알고 있었고, 집에서 달고나를 만들다가 실패한 경험담도 공유했다. 이 같이 행사장에서 만난 스웨덴 사람들은 상당수가 한국문화를 좋아했다. 최근 스웨덴 한인회가 개최한 '치맥파티'에서 한국 문화를 매개로 친구가 된 사람들도 있었다.


<한국 문화 체험행사장을 찾은 스웨덴 사람들이 달고나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주 스웨덴 대한민국 대사관 제공>

<한국 문화 체험행사장을 찾은 스웨덴 사람들이 달고나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주 스웨덴 대한민국 대사관 제공>   


이날 행사의 피날레는 최연혁 린네대학교 교수의 강의가 장식했다. 최 교수의 강의는 밤 9시에 시작됐는데 50명이 넘는 스웨덴 사람들이 강의에 집중했고 빈자리도 없었다. 강의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문화를 넘나들었고 중립국인 스웨덴이 한국의 판문점에 있는 사진의 함의를 알려주는 등 한국과 스웨덴과의 접점도 모색했다. 강의에 앞서 한국대사관 측은 오설록과 유과를 준비했는데 스웨덴 사람들은 한국의 전통 다과도 진심으로 즐기는 표정이었다.

 

이 행사를 연 한국대사관 측은 이 정도로 사람들이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제도서관 관계자도 '도서관에서도 한국 문화가 워낙 스웨덴에서 뜨고 있어서 행사 공간을 제공하고 저녁 시간을 선점할 수 있었다'면서 '아마 한국문화의 밤이 아니었으면 행사장이 아주 썰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톡홀름 문화의 밤은 스웨덴 각 지역별로 연내 특정일을 지정해 야간에 도서관, 박물관, 극장, 갤러리 등을 무료로 열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행사로, 스톡홀름은 지난 2010년부터 문화의 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0년과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했다. 


박소현

  • 성명 : 박소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 약력 :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현) 파이낸셜 뉴스기자(휴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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