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찌아찌아라뽀코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사전 발간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5.10

'한글 수출' 1호 사례로 꼽는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의 한글 부족어 표기법’ 채택, 그 후 12년


《훈민정음세계화재단(Hunminjeongeum Society)》에서 발간한 '찌아찌아라뽀코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사전'

훈민정음세계화재단(Hunminjeongeum Society)》에서 발간한 '찌아찌아라뽀코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사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 부톤섬 인구 50만여 명 가운데 7만여 명의 찌아찌아족 부족어는 표기법이 없어 고유어를 잃을 처지였다. 부톤섬에는 여러 소수민족이 스무 가지가 넘는 언어를 쓰는데 찌아찌아어를 쓰는 인구가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 전체로 따지자면 전체 소수민족의 언어는 무려 737개나 되지만 대부분 자신의 언어를 표기할 문자가 없다.

2009년 《훈민정음세계화재단(Hunminjeongeum Society)》(전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로 찌아찌아어(語)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해 화제가 되었다. 화제성에 그치고 흐지부지되는 사업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말 '찌아찌아라뽀코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사전'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전을 만든 사전편찬팀은 '찌아찌아 원암문화재단(Yayasan Budaya Wonam Ciacia Sprawolio)' 소속으로 한국에서 한국어 교육 과정을 이수한 세 명의 짜이찌아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현재 찌아찌아어를 조사·정리하며, 찌아찌아족(族) 밀집 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의 현지 학교에서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법을 가르치며, 동시에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가르친다.

혀의 위치와 입술과 목구멍의 모양,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본떠서 만든 한글은 세계 어떤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도 표기가 가능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찌아찌아라뽀코어-인도네시아어-한국어 사전' 발간은 한글의 우수성을 해외에서 입증한 첫 번째 업적이라 할 수 있다.

《훈민정음세계화재단》의 이기남 초대 회장은 당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의 언어가 자국어 외에 다른 나라에서 사용될 때 경제적 문화적 효과를 상상해보세요. 영어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찌아찌아족 아이들에게 한글을 이틀 가르치니 아이들이 읽기를 시작했어요.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뛰어난 상품을 수출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라며 한글의 세계화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훈민정음세계화재단》은 '실용정신(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문자)', '자주정신(중국과의 언어적 차이를 인식함)', '애민정신(백성들의 자유로운 문자 생활을 도모함)'의 세 가지 훈민정음 창제 정신을 이어받아 훈민정음에 대한 연구를 더욱 심화하고 한글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2007년 9월 18일 설립한 단체로 훈민정음 및 문자에 관한 자료의 조사, 수집, 연구 및 교환, 국제학술지의 발간 및 배포, 국제학술대회 개최 및 문맹 퇴치 사업을 전개한다.

2009년 1호 발간된 세계 최초로 문자학을 다룬 국제 학술지 '스크립타(SCRIPTA)'를 매년 10월 정기적으로 발간하며 2019년 제12호 발간까지 마쳤다. 또한 2008년부터 매년 10월 한글날을 전후하여 세계 각지의 언어학자들을 초청해 국제학술 대회를 개최 중이다. 

'문맹 퇴치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언어 문자표기 연구 및 한글 보급 사업은 2008년 7월 훈민정음학회와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市) 간의 '한글 표기 보급에 관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며 시작되었다. 이듬해 7월부터 찌아찌아족 밀집 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 국립 까르야바루초등학교 초등학생 50여 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배포하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찌아찌아 언어 외에도 난문자인 중국어, 미얀마어와 무문자인 아이마라어(볼리비아), 나나이어(러시아), 치템보어(피그미족)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훈민정음-찌아찌아어 교과서(바하사 찌아찌아)(사진: 협회 제공)

훈민정음-찌아찌아어 교과서(바하사 찌아찌아)(사진: 협회 제공)


훈민정음-찌아찌아어 교과서(바하사 찌아찌아)(사진: 연합뉴스)

훈민정음-찌아찌아어 교과서(바하사 찌아찌아)(사진: 연합뉴스)


인천광역시는 2015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에 성공, 2023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송도국제도시에 900억 규모의 '국립세계문자박물관(National Museum of Writing System)'을 건설 중이다.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게 훈민정음을 개발 보급 및 교육 지원방안을 논의한 2020년 훈민정음 세계화 재단의 신년 하례식 모습.(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게 훈민정음을 개발 보급 및 교육 지원방안을 논의한 2020년 훈민정음 세계화 재단의 신년 하례식 모습.(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에게 훈민정음을 개발 보급 및 교육 지원방안을 논의한 2020년 훈민정음 세계화 재단의 신년 하례식 모습.(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이 밖에도 개신교인 중심으로 구성된 피그미족 지원 선교단체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HfL, Hands for the Littles)’는 2020년 초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등 성경 4개 복음서를 피그미족어로 코끼리를 뜻하는 '치뗌보'로 옮겨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책 1,000권을 발간하기도 했다. 치뗌보 성경 번역위원회 표기체계 연구 책임은 현 국립국어원장인 소강춘 전 전주대 교수가 맡았다.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콩고의 문맹률은 99%에 육박한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처럼 고유 표기문자가 없는 피그미족은 로마자보다 한글로 소리표기음을 배우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한다. 그래서 피그미족 마을에서 13년째 봉사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의 공으로 '치뗌보 학습서'도 300부나 제작, 배포되었다.


작은손 선교회가 제작한 피그미족 한글 표기법 교육용 한글 교재 '치뗌보 학습'(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작은손 선교회가 제작한 피그미족 한글 표기법 교육용 한글 교재 '치뗌보 학습'(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작은손 선교회가 제작한 피그미족 한글 표기법 교육용 한글 교재(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작은손 선교회가 제작한 피그미족 한글 표기법 교육용 한글 교재(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치템보 교재와 치템보 복음서(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치템보 교재와 치템보 복음서(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치템보 교재와 치템보 복음서(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치뗌보정음체계 한글 교육 수업 교재들(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치뗌보정음체계 한글 교육 수업 교재들(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치뗌보정음체계 한글 교육 수업 교재들(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한국어 수업(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컴퓨터 교실(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 부냐키리 쉐케초등학교의 컴퓨터 교실(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콩고 피그미족 마을에서 진행 중인 한글 수업 (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콩고 피그미족 마을에서 진행 중인 한글 수업 (사진: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 홈페이지 캡처)





이영미
[인도네시아/땅그랑] 이영미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5 ~7기
현) BeFM 부산영어방송 통신원, 한인뉴스 편집위원
경력) 인도네시아 한인100년사 집필(공저)
샘터동화상·생태동화상·제주기독신춘문예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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