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동경한국학교의 지진, 화재 대피 훈련 실시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5.09

2022년 4월 16일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에서는 2022학년도 2번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대면 수업이라 500여 명의 재학생이 빠짐없이 참여하였으며, 300여 명이 넘는 보호자들도 학교를 찾았습니다. 학생들은 물론 보호자들도 학교의 구석구석에서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모습에서 모처럼 코로나를 잊고 학교가 활성화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현장


두 번째 수업에서는 첫 번째 수업 후에 수준이 맞지 않을 경우나 특별한 이유로 다른 학급으로 이동을 원하는 경우 담임교사와 상담을 통해 학급교체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처음 지원할 때 본인이 원하는 학급을 기재하고 학교에서는 가능하면 원하는 대로 학급을 편성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수업을 받아보고 수준에 맞지 않을 경우나 다른 학급으로 특별히 이동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경우는 상담을 통해 원하는 학급으로 이동시켜줍니다. 이는 수업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면도 있지만 학생들이 한글학교에 흥미를 느끼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서 공부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전철 기준 1시간 이상이 걸리는 먼 거리에서 토요일에 한 번씩 모여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학급의 분위기가 서로 서먹서먹한 것은 당연합니다. 학교에서는 이를 고려하여 서로 친하게 사귀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학급 이동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학교현장


2022년 4월 22일에는 [동경한국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진, 화재대피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일본은 지진, 태풍 등 자연 재난이 많은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재난 상황에 대비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피 훈련을 연간 4회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훈련에 충실하고 상황이 발생해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매뉴얼과 지시를 잘 따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311 지진 때는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이 되는 참사를 당했었습니다. 이를 반성하고 지속적인 대안을 마련한 결과 311 지진 후, 동경도의 지진 및 재난 대피의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그 원인의 하나는 311 당시 기존의 기준대로 대피에 응했던 현지 초등학생 90여 명이 운동장에서 모두 사망했고, 기준을 지키지 않고 산으로 도망을 갔던 중학생들 대부분은 생존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10여 년을 끌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최종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끌어냈던 것입니다. 법원은 국가 기준으로 초등학생들을 운동장에 모이게 한 것에 대해 국가는 책임을 지고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학교현장


일본에서 지진 및 재난 대피 매뉴얼(기준)은 1) 담임교사의 안내에 따라 1차 대피소(보통 학교의 운동장)로 이동한다. 2) 상황에 따라 2차, 3차 대피소로 이동한다. 3) 이동 중에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 달리지 않는다. 4) 개인행동을 하지 않고 인솔 책임자의 지시에 따른다 등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예전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있던 것을 1) 자기 목숨은 자기가 판단하여 지킨다. 2) 현장에서 이동하지 않고 3일 정도 스스로 생존한다.(이는 국가 교통 체계의 유지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 등으로 바꾸어 적용하고 있습니다.


학교현장


실제 311 지진 당시(오후 4시경, 200여 명의 학생이 학교에 머물고 있었던 상황) 동경한국학교 학생들은 지진에 반응하여 1분도 채 지나기 전에 모두 운동장에 피난했었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50%의 훈련 효과를 거둔 것입니다. 즉, 지진이 나면 운동장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책상 밑으로 일단 머리를 보호하며 대피하게 매뉴얼화 되어 있습니다. 그 뒤 화재나 건물 붕괴 위험이 있으면 책임자(학교장)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대피로를 통해 안내자(담임)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지진이 일어나자마자 학생들은 스스로 판단하여 바로 운동장으로 대피를 한 것입니다. 물론 한 명의 피해자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매뉴얼대로라면 50점의 점수도 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뀐 현재의 기준이라면 90점 정도의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책임자의 지시와 단체 행동을 강조했던 일본의 매뉴얼이 각자 판단하여 생존의 방법을 찾게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학교현장


한국도 심심찮게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연재해 및 각종 재난에 인간은 미약한 존재라는 것은 사건 후에 모두가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조금이라도 인명이나 재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리 대비하고 대응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학교현장


이훈우
[일본/도쿄] 이훈우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1 ~ 3, 5 ~ 7기
현)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 교감
경력) 재일본한글학교협의회 총회장,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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