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타이베이 세종학당 최보옥 선생님 인터뷰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27

한국어 교육의 방식과 양상은 학습자의 연령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대만 내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의 양상을 이해하기 위해대만에서 2014년부터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최보옥 교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최보옥 교사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어 교육자로서의 대만 생활과성인 대상 한국어 교육의 생생한 경험을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최보옥 선생님, 먼저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타이베이 세종학당과 국립대만사범대학교 어학당에서 대만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 최보옥이라고 합니다. 2014년 11월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 코리아플라자가 세종학당으로 지정된 이후로첫 수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수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대만에서 한국어를 교육해 오셨네요. 대만에서 한국어 교육을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점이 있으셨을지요?

2016년도에 세종학당에서 개최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컨퍼런스인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그때 전 세계에서 오신 다른 세종학당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많은 선생님들이 학당 운영이나 교구 부족 등의 다양한 고민을 갖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대부분 대학 연계형 혹은 독립형 세종학당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었는데 제가 일하고 있는 타이베이 세종학당은 한국관광공사와 연계되어 있는 협업형 세종학당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혜택이 많습니다.

 

타이베이 세종학당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에게 수업료교재비를 전부 지원할뿐더러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자료와 풍부한 콘텐츠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서 한국어 교육을 하기에는 정말 최고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지금까지 감사한 마음으로 수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고 전보다 코리아플라자에 방문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느낍니다하지만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열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뜨겁습니다어서 코로나 국면이 안정되어 예전처럼 한국과 대만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정부의 지원도 원상 복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다른 국가가 아닌 대만에서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교 때 전공으로 국문과를복수 전공으로 중문과를 이수했습니다그래서 대학생 시절 어학연수로 베이징사범대학교에서 6개월교환학생으로 대만 문화대학교에서 1년간 공부를 해 봤는데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베이징보다는 타이베이에서 생활하기가 편했습니다대만에서 직접 생활을 해 본 경험이 다른 국가가 아닌 대만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또한 대학교 때부터 언어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된 교내 외 활동을 많이 했던 경험이 자연스레 한국어 교육을 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대학생 때는 한국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이나 한국어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한국에 공부하러 온 외국인 교환학생들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습니다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점점 한국어 교육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결국 대만 문화대학교의 한국어과 수업을 듣기 위해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만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을 때는 대학교의 한국어과 수업을 들어 보기도 하고대만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과외도 하면서 점점 대만에서의 한국어 교육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그래서 대학 졸업 후대만사범대학교에서 중국어 교육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대만의 한 사설 한국어 학원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세종학당 수업과 사설 한국어 학원 수업을 병행하게 되며 강의가 갑자기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바람에석사를 도중에 그만두고 지금까지 10년 정도 한국어 교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지에서 교육을 진행하면서, 한국어 학습자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문화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요?

학습자들이 흥미로워 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정말 많습니다. K-Pop, 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드라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한국어 학습자들의 한국어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코어 콘텐츠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또한 요즘 <82년생 김지영>과 같은 한국 소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와 같은 에세이가 대만에 번역이 되면서 중-고급 한국어 학습자들이 한국 문학 작품에도 점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또한 한국의 웹툰이 대만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서 웹툰으로도 한국의 문화 콘텐츠의 저변을 넓히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도서 출판을 준비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으로 출판을 준비하고 계신지 알 수 있을까요?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서의 대만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2013년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대만 편의 방영 이후로 대만을 찾는 한국 관광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대만 여행 서적 출판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코로나 전에는 타이베이와 그 주변을 탐방하는 형태로 20대 배낭여행객의 식문화 탐방과 50대 이상의 장년층의 패키지여행에 집중되어서 그런지 대만과 관련된 서적의 대부분이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 정보 서적이 대부분이었습니다대만과 관련된 서적을 살펴볼 때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생활 에세이가 적어서 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이번에 좋은 기회로 저의 대만 생활과 관련된 내용으로 여행기에 가까운 가벼운 수필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에세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여행지가 아닌 평범한 일상생활의 공간으로서의 대만에서 생활하는 30대 직장 여성의 이야기입니다여러분들도 직장 생활로 찌든 일상을 뭔가 다채롭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취미 생활을 가져 보기도 하잖아요그런 소소한 내용들을 담으려고 합니다쉬는 날마다 다니는 타이베이 등산기를 위주로채식 생활한국어 어학당에서의 여러 에피소드들요가대만차 생활 등등 잡다한 내용이 들어갈 것 같네요일관성은 없지만 저에게 있어서 저의 10년 대만 생활을 조금씩 구성하는 소중한 이야기들이기에 내년 출판을 목표로 열심히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교육을 진행하시는 입장에서, 대만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실지로 증가 추세인지 궁금합니다. 실제 교육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체감되는 부분에 대해 말씀 부탁드려요

한국에서는 K-Pop,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 추세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는 하는데요실제로 교육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합니다우선 한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지요중국어를 잘 하시는 한국인 선생님뿐만 아니라 한국에 유학을 갔다 오신 한국어를 잘하는 유학파 대만인 선생님들도 정말 많아졌는데요그렇기에 학생들을 모집할 때 예전에 비해 크게 어려움을 겪고는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개설하기만 하면 열 수 있는 초급반들이 요즘에는 학생 모집이 힘들어 폐강되는 반들도 많고 몇몇 사설 한국어 학원들도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려 옵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도 2017년 총 응시자가 1만 650명이었으나 코로나 이후로 2021년에는 5,129명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물론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은 높아졌으나 관심이 제2외국어 학습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예를 들어 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외국어는 영어 다음으로 일본어인데요일본어 능력 시험인 JLPT의 경우, 2018년 대만에서의 응시자가 당시 대만 토픽 응시자의 8배에 가까운 8만 6천여 명이었다고 합니다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대만에서 한국어 교육을 하는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기에는 예전보다 학습자가 많아진 것은 딱히 느낄 수 없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향후 대만에서의 한국어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의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만에서 한국어 교육 시장은 전반적으로 경쟁이 심한 상태입니다이런 곳에서 안정적으로 수업을 운영하려면 자신만의 장점을 발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대만에서 생활하면서 대만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기에 어느 정도 중국어 실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하지만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것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입니다규모가 작은 사설 학원에서 가르칠 경우에는 한국인 선생님에게 유창한 중국어 능력만을 요구하지만 보다 큰 기관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려면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이나 한국어 교원 자격증과 같은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며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요즘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수업의 형태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코로나의 영향으로 대만에서도 대면 수업이 아닌 비대면 수업이 많아졌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한국어 교육을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물론 코로나 국면이 안정되면서 다시 대면 수업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비대면 수업을 해 본 결과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서 비대면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따라서 기본적으로 PPT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로 수업을 한다거나 태블렛을 사용해서 온라인으로 쓰기 교육을 진행하거나 메타버스 교실을 운영하는 등등 여러 가지 온라인 툴을 수업에 적용하는 능력 또한 중요해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가 개인적으로 조언을 드리고 싶은 것은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일을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다는 것입니다한국에서 문화가 같고 말이 통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환경에서도 직장 생활이 힘든데 문화가 다르고 사고방식의사소통 방식이 완전히 다른 해외에서의 직장 생활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어려움이 생깁니다그럴수록 자신을 지키는 다양한 취미 생활을 통해서 어디에서 생활하시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이번에 제가 쓰고 있는 대만 생활 에세이도 이와 관련된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았으니 출판이 되면 관심 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출처: 최보옥 교사 제공


박소영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전) EY(한영회계법인) Senior 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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