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도 4월을 지나 이제 5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19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진 호주는 한껏 홀가분해진 분위기다.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즈주의 경우, 오는 4월 30일부터는 백신 미접종자도 호텔에서 격리하지 않아도 된다. 호주사람들도 이제 국내 및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국내 여행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부활절 연휴와 초, 중, 고등학교의 방학을 맞아 인도네시아의 발리, 가까운 뉴질랜드로 여행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많은 여행객을 맞게 된 공항은 인력 부족으로 여행 수속 절차가 지연되며,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활동이 멈춰섰던 지난 2년여의 세월을 견뎌낸 관광 및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희망의 시간이 시작되어 모두가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이다.
한국과 호주, 수교 60주년이 된 작년 2021년에는 코로나19규제방침으로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올해 초부터 일부 규제가 완화되면서, 문화행사가 하나둘 열리게 되었다. 주시드니 대한민국 총영사관(총영사 홍상우)을 비롯해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은 다양한 한-호 수교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호주정부 초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하며, 양국 관계가 더욱 친밀해졌다. 어려운 시기의 대통령의 방문으로 교민을 비롯하여 호주사람들에게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2021년도 트레블링코리안아츠의 순회전시의 일환으로 한국국제문화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원·리얼디엠지프로젝트가 공동주관하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경계협상, 시드니(REAL DMZ PROJECT: NEGOTIATIONG BORDERS)>전이 지난 1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 문화원 전시관에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의 전시관 – 출처 : 통신원 촬영>
2022년, 올해 두 번째 전시회는 지난 4월 8일에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호주 선교사 매켄지 가족의 삶을 담은 <호주 매씨 가족의 한국소풍 이야기(AUSTRALIAN MACKENZIE FAMILY’S JOURNEY IN KOREA)>전이다.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과 문화원이 공동주관하고, 후원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 호한재단(Australia-Korea Foundation), (재)한호기독교선교회 일신기독병원(Korean-Australian Christianity Missionary Ilsin Hospital)이 참여했다.
호주인 선교사 제임스 매켄지와 메리 켈리 부부(이하 ‘매부부’)는 1910년부터 부산에서 한국 최초의 한센병 치료기관 ‘부산나병원’을 29년간 관리하면서 한센인, 고아 등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의술과 교육을 펼쳤다. 부모의 뒤를 이어 두 딸도 한국전쟁 중 부산에 병원을 설립하여 가난한 임산부와 아이들을 위해 27년간 의료봉사를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매켄지 가족이 촬영한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한국 근현대 사진 및 영상자료 3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양국의 수교 이전부터 민간 교류가 활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게 해주는 전시라고 할 수 있겠다. 서양인 호주사람의 눈을 통한 우리들의 지난 시간을 알게 해주는 너무나 소중한 자료들이었다.
<축사를 전하고 있는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김지희 원장 - 출처: 통신원 촬영>
<축사를 전하고 있는 제임스 최 전 주한호주대사 – 출처 : 통신원 촬영>
<축하의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제임스 매켄지 선교사의 손자 찰스 레인 씨 – 출처 : 통신원 촬영>
<개회식에 참여한 초청인사 및 관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4월 8일 열린 전시 개막식 전, 초대받은 관람객 및 특별손님들을 위해 간단한 다과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어진 개막식은 문화원 박새영 실무관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잠잠해진 상황이라 대면 행사로 진행되었다. 개막식장에서는 ‘매자매’의 육성 영상이 상영되어, 행사장을 찾은 관계 인사들과 관람객을 몰입하게 했다. 문화원 김지희 원장은 환영사에서 한호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하는 <매씨 가족의 한국 소풍 이야기> 특별 전시회는 2세대에 걸쳐 일제강점기부터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긴 기간 동안 한국과 호주의 오랜 민간 교류의 역사를 보여준다”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이번 전시회개최로 양국 간의 관계를 기념할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언급했다.
이 자리에 제임스 최(James Choi) 전 주한호주대사가 축사를 전하며, 이번 전시개최에 반가움을 표했다. 최 전 대사는 한국에서 대사로 재임한 기간에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에 방문해 이번 전시에 관련된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개회식장을 직접 찾지 못한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측은 영상으로 이번 전시회가 열리게 된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개막식 행사에 제임스 매켄지 선교사의 손자 찰스 레인(Charles Lane)씨를 초청하여 자리를 뜻깊게 했다. 찰스 레인 씨는 “호주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매켄지 선교사 부부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최근 호주의 국경 개방으로 한호 수교 60주년을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민간 차원에서의 뜻깊은 교류가 양국 간의 정식교류가 체결되기 이전에 이미 진행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러모로 뜻깊은 의미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공식적인 관계 이전에 개인의 희생과 관심과 사랑이 만들어낸 역사이기 때문이다. 더욱 진정성을 느끼게 되는 삶이었고 우리에게 감사의 마음을 우러나오게 하는 시간이었다. <호주 매씨가족의 한국소풍 이야기>전은 문화관 내 전시관에서 7월 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시점에서 이번 전시가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데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문화원은 오는 4월 28일에는 시드니 울티모에 위치한 파워하우스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창령사 터 오백나한>전의 참여작가 김승영 작가의 전시에 대한 설명 및 Q&A 세션을 포함한 전시 연계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문화원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하고 있다.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