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멕시코한글학교 20대 교장 최희정 씨와의 인터뷰
구분
교육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29

<따뜻한 봄날 만난 재멕시코한글학교 20대 교장 최희정 씨. 임기가 끝나 홀가분한 미소로 맞이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따뜻한 봄날 만난 재멕시코한글학교 20대 교장 최희정 씨. 임기가 끝나 홀가분한 미소로 맞이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교감 2교장 2년까지 10여 년 동안 한글학교의 교사로 활동하여 재멕시코한글학교 20대 교장을 역임했던 최희정 씨를 만났다재멕시코한글학교에는 현재 21대 교장이 임기를 시작했고개교 이래 30여 년의 오랜 시간 동안 긴 역사를 가진 학교로 안정된 운영을 해왔다그 배경에는 학교를 거쳐간그리고 학교를 지키고 있는 여러 교사들의 묵묵한 노력이 있었다그 12년의 노력을 최희정 씨와 함께 되돌아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습니다. 2010년 한글학교 현지인반 교사로 시작해 올해까지 햇수로 12년째 학교에서 근무해왔습니다중간에 교감 2교장 2년을 역임했고 지금은 평교사로 돌아와 근무하고 있습니다한글학교에 근무하면서 동시에 한국문화원 세종학당에서 4년 넘게 한국어 강의를 했고 지금은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인 우남(UNAM)대학교 어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처음 어떤 계기로 한글학교 선생이 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당시 교장 선생님의 계속된 요청이 있었는데 토요일 교회 꽃꽂이 봉사와 겹쳐 못하다가 현지인 반을 맡아 달라는 부탁에 마음이 움직여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재멕시코한글학교 교장으로 취임하신 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 운영에 애로사항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잠시 한두 달이면 지나갈 것이라는 짐작과는 달리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학교 운영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등의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이 낯선 환경에 교사들은 막연한 두려움과 동시에 새로운 수업법을 익혀야 했기 때문에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교사들을 격려하고 줌(Zoom) 사용법과 PPT 제작법 등을 숙지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했는데요교장으로서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 힘들었지만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새로운 비대면 수업에 잘 적응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감 2년, 교장 2년 총 4년의 시간 동안 하면서 특별했던 경험이 있었나요?

교감으로 있는 동안 2번의 대대적 건물 개·보수를 책임지며 실무를 담당하였던 것다문화반 학생 중 학업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보조교사를 붙여 방학 기간 특별 수업을 했던 일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교장으로서는 당연히 처음 겪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을 진두지휘했던 것을 잊을 수가 없겠지요.

 

교장 임기가 끝나고 다시 평교사로 돌아온 마음은 어떤가요? 이번에 우남대학교에서 멕시코 학생을 처음 가르치기 시작하셨는데요.

12년의 세월 동안 한글학교에서 중등반현지인반교감교장을 거치며 많은 것을 배웠고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지금 평교사가 된 시점에서 예전과는 다르게 학교더 나아가 한인 커뮤니티 즉 공동체를 보는 시각으로 평교사에 임한다는 점이 달라진 것이겠습니다그리고 조금은 홀가분해진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교장 임기가 끝나면서 우남대학교 어학원 강의를 시작해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인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다시 할 수 있어 이 또한 즐겁습니다.

 

멕시코에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어를 가르쳐오셨습니다. 어떤 변화를 느끼시나요?

2010년 교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멕시코인 중 아주 소수가 한국에 관해 관심을 갖고 한국어를 배우던 시기였습니다그러나 차츰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영화 등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면서 세종학당과 한글학교에 멕시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습니다그와 동시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으로서의 자부심도 한층 높아져서 즐겁게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재외동포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한글학교에는 비록 외국에서 태어났거나외국에 거주한 기간이 길지만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습니다한국에 대해 잘 이해하고한국어를 제법 잘 구사하는 것을 늘 뿌듯합니다멕시코 학생 중에서는 이곳에서 한국어를 배웠지만 능숙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려는 꿈을 키워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특히 뿌듯합니다.

 

멕시코에서 현지인 학생들을 가르치시면서 한국어 교육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언어권 학생들보다 중남미 스페인어권 학생들의 한국어 습득 속도가 조금 늦다고 들었습니다아무래도 낙천적이고 여유롭게 공부하는 성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반면에 어떤 대가가 따르거나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학습에 임하는 특성이 있어 배움의 과정도 무척 즐겁습니다.

 

향후 계획하고 계시는 일이 있나요?

저의 개인적인 꿈입니다만언어뿐만 아니라 멕시코 대학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고 싶습니다제 대학원 전공이 역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어에 대해 가르치면서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더 잘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스페인어 공부와 한국 역사 공부를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

 

향후 재멕시코한글학교를 찾는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한국어를 포기하시면 절대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나의 뿌리에 대한 탐구심도 잊지 않길 부탁드립니다학부모님들도 어려서부터 자녀 교육에 원칙을 가지고 자녀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등한시하지 않게 애써 주시길 당부드립니다한글학교에서 뒤늦게 필요성을 느껴 한국어 공부하러 들어오는 학생들을 여럿 봐왔습니다만대개 많은 고생이 동반되거든요멕시코 현지 학생들에게는 즐겁게 배우면서 자기 세계를 넓히고 한국어를 통해 자신의 꿈을 더 크게 꾸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조성빈

  •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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