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이란의 여러 도시에서 펼쳐지는 라마단 행사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18

이슬람에서 가장 신성한 금식을 하는 달, 라마단이 올해는 노루즈 연휴가 끝나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3일부터 한 달 동안 시작되었다. 라마단 기간에는 모든 거리가 한산하다. 식당들과 커피숍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저녁 때까지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아홉 번째 달에 행해지는 금식 기간을 뜻하는데, 라마단이라는 명칭은 아랍어로 ‘타는 듯한 더위와 건조함’을 뜻하는 ‘라미다’에서 유래되었다.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외국인 관광객도 금식하는 사람들 앞에서 먹거나 마시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란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대부분 라마단 기간을 피해서 이란에 온다. 라마단 기간에는 음식, 흡연 등이 모두 금지되며, 전통적으로 동이 트고 햇살이 보이는 순간부터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금식을 지킨다. 라마단 기간에 금식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인 전쟁 중인 군인이나 장거리 여행자, 어린이나 노약자, 임신 중 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과 중한 병자는 금식이 면제된다.


<라마단 금식 시간이 지난 후에 음식을 먹는 사람들 – 출처: 테헤란 타임즈>

<라마단 금식 시간이 지난 후에 음식을 먹는 사람들 – 출처: 테헤란 타임즈>


올해 이란에서는 전역 여러 도시에서 라마단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단체 기도와 가족 간 저녁 만찬을 하는 전통은 제한과 단속의 대상이었지만, 올해는 부족·민족별로 전해 내려오는 다양한 의식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슬람 교도들이 라마단 의식 행사를 하는 것은 부자가 덜 불행한 자의 고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제력을 훈련시키는 데도 의의가 있다. 올해 이란의 여러 지역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라마단 행사는 다음과 같다.

1. 쉬라즈의 ‘조메 알웨다이’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 남부 도시 쉬라즈의 사람들은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기 위해 모스크에 간다. ‘조메-알웨다이’, 즉 ‘이별의 금요일’이라는 의미의 이 의식에는 결혼을 희망하는 소녀들과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불임 부부가 참석한다. 임산부도 이날 모스크에서 장차 태어날 아이의 첫 옷을 꿰매어 자신에게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2. 케르만의 ‘켈리자니’
케르만 남동부 지방의 사람들도 라마단 성월 동안 특별한 관습을 따르고 영혼을 수양하고 이 달의 신성한 예배와 의식을 수행한다. 열쇠를 두드리는 행위인 켈리자니(Kelidzani) 성월의 밤에 열리는 케르만 사람들의 관습 중 하나이다. 이 의식에서 여성들은 쟁반에 거울과 꾸란을 놓고 얼굴을 가린 채로 이웃의 집으로 가서 열쇠로 쟁반을 두드린다. 집주인은 과자, 설탕, 돈 등을 쟁반에 담고 모은 음식이나 돈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3. 차라르마할 바흐티아리의 ‘카콜리 요리하기’
이 의식은 라마단 27일과 ‘카드르의 밤’, 남서부 지방의 모든 지역에서 행해진다. 사람들은 카콜리(현지 빵)를 구워 모스크와 같은 종교적인 장소에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여성들은 라마단 기간의 27일째 되는 날에 도시의 모스크에 가서 쟁반을 머리에 이고 서로의 헤나를 각자의 쟁반에 부은 다음 이드 알피트르에서 장미수와 섞어 손과 발에 문지른다.

4. 시스탄의 ‘아라크-바라크 전통’
시스탄 남동부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습 중 하나는 아라크-바라크(‘가지고 온다’는 의미)로 시스탄과 그 인근 마을의 오래된 풍습 중 하나이다. 이프타르 기간 동안 집에서 연기가 올라오면 집주인은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연기가 나는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이 관습은 여전히 이 지역에 널리 퍼져 있으며 사람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쌀 우유, 빵 부스러기를 이웃에게 보내고 있다.

5. 테헤란의 대포 발사
고대 테헤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관습 중 하나는 대포를 발사하여 이프타르 시간을 알리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 없었던 과거, 사람들은 수도 구석구석에서 대포를 쏘며 이프타르의 도래를 알아차렸다.

6. 동아제르바이잔의 ‘축복의 가방’
성월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에 동아제르바이잔 북서부 지방의 각 가정에서는 여자들과 소녀들이 모여서 가족을 위한 가방을 꿰맨다. 그들은 가방에 약간의 돈을 넣고 다음 라마단까지 가방을 상자에 보관한다. 아제리 방언으로 'Barkat Kisasi'라고 불렀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축복의 가방'을 의미하며 다음 라마단까지 가난하지 않게 보호해 준다고 믿는다.

7. 마잔다란에서 맞이하는 ‘라마단’
북부 마잔다란 지방의 사람들은 라마단의 성월을 맞이하여 그달이 시작되기 전부터 금식을 시작한다. 라마단의 전 달은 샤반이라 부르는데, 샤반의 마지막 날부터 금식을 시작한다. 이들은 이프타르 식사를 시작하기 전, 꾸란을 읽고 밥을 먹는다. 식사의 재개는 빵, 소금 약간, 물 약간으로 시작한다. 호스트는 이 음식을 쟁반 위에 올려놓는다.

8. 비르잔드의 ‘라마단 의식’
‘네 개의 나무’를 의미하는 차하르 데라흐트는 전통 라마단 의식이 거행되는 동부 도시 비르잔드의 오래된 도시이다. 이곳에서는 라마단의 27일째 되는 밤, 두 명의 여성이 흰 차도르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로 거울, 밤, 물그릇, 양동이가 담긴 쟁반을 들고 문을 두드린다. 집주인은 밀가루, 사탕과 돈으로 그들을 환영한다.

9. 투르크멘의 ‘야 라마단(Ya Ramadan) 의식’
이란의 북동부에 사는 투르크멘인들은 라마단의 성월 동안 여러 의식을 거행한다. 그중 하나는 원래 '라마단의 절반'을 의미하는 '야리 라마단', 혹은 '야 라마단'이다. 라마단을 시작한지 14일, 15일 째 되는 밤, 성직자나 노인들은 성직자들과 함께 마을의 곳곳을 걸으며 다가올 2주의 금식을 응원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들은 집집마다 방문해 가방을 들고 다니며 기증품을 받는다. 이들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알라 후(Allah Hoo)’라 응답한다. 이들이 수집한 기증품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해진다.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Tehran Times》 (22. 4. 3.) <Ramadan rituals in different cities of Iran>,
https://www.tehrantimes.com/news/471298/Ramadan-rituals-in-different-cities-of-Iran



김남연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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