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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퍼홀 무대에 선 한국 유명 플루티스트 최나경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13

지난 3월 24일(목),LA 콜번 스쿨(Colburn School)의 공연장인 지퍼홀(Zipper Hall)에서 카메라타 파시피카(Camerata Pacifica)의 2021-2022 시즌 콘서트 중 3월의 콘서트가 열렸다. 이 콘서트에 출연한 플루티스트 최나경(Jasmine Choi)와 공연 후 인터뷰를 가졌다.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 재스민 최(Jasmine Choi)입니다. 커티스 음악대학과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플루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떻게 카메라타 파시피카 콘서트에서 연주하게 되셨는지요? 그날 디렉터가 콘서트 중 러시아에서 다른 뮤지션이 올 계획이었는데 취소됐고 최나경 씨가 오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나서 이틀째가 되던 날이었던 것 같아요. 그날 저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유니세프가 주최하는 자선콘서트를 공연하는 날이었는데요. 백스테이지에서 연습을 하다가 쉬던 중에 카메라타 파시피카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에서 오려던 플루티스트가 전쟁 때문에 미국에 못 오게 되었다고 공연 2주 전에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던 거예요. 저는 바로 승낙하는 이메일을 보냈죠. 워낙 친한 친구들이 많이 있는 그룹이라서 흔쾌히 승낙한 뒤에 오스트리아와 한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직접 캘리포니아로 가서 콘서트 무대에 올랐습니다.

 

앞으로 카메라타 파시피카와 정기적으로 연주하실 계획인지요?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2년 전에 처음으로 함께 연주했었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나중에도 일정이 서로 맞는다면 같이 공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최나경 씨가 보는 카메라타 파시피카는 어떤 음악 단체인지요?

무엇보다도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이는 단체이기 때문에 엄청난 연주 실력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요. 그 이상으로 더욱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음악뿐만 아니라 성격도 서로 잘 맞는 음악인들이 모이는 컴퍼니라는 거에요. 함께 하면 웃음이 끊이지 않고, 공연 일정이 끝나고 각자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진 다음에도 늘 보고 싶은 그런 친구들이에요. 음악은 늘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연주를 해야 듣는 사람들도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받고 그 안에서 감동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카메라타 파시피카’는 그런 음악의 본질을 잘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시내티 오케스트라, 비엔나 심포니의 플루트 주자로 활동하셨는데, 그때 경험에 대해 좀 듣고 싶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들과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땠는지요?

클래식 음악이라는 것이 이미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그 덕분에 제가 한국에서 태어났는데도 나중에 미국, 그리고 유럽으로 삶의 거처를 옮기고 또 전 세계로 공연을 다니면서도 음악이라는 매개체 하나로 많은 이들과 친구가 되고 소통을 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한 일이에요.

 

다른 악기로 쓰여진 음악을 플루트로 편곡하는 작업을 하신 것 같아요. 직접 편곡하셨는지요? 이번 레퍼토리에도 한 곡 있었죠?

네, 기존의 플루트 곡들도 많이 연주하지만 이번 콘서트에서처럼 바이올린곡을 편곡해서 연주하기도 하고, 또 클래식이 아닌 재즈나 국악, 팝 같은 다른 장르의 곡들도 즐겨 연주합니다. 워낙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두루 좋아하는 편이고, 제가 진심으로 즐기면서 연주한다면 청중들에게도 그 느낌이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매리 레이콕(Mark Laycock)이라는 작곡가가 최나경 씨를 위해 곡을 썼더군요. 어떤 곡인가요? 무대 위에서 연주한 적도 있나요?

네, 그분뿐만이 아니라 이제까지 약 25명의 작곡가들이 저에게 곡을 써 주었고, 그중에서 12곡은 플루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었어요. 새로운 곡이 쓰여졌을 때 그 작곡가와 함께 작업을 하고, 또 세계 초연을 직접 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의미 깊고 또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여쭤보신 매리 레이콕의 곡 같은 경우에는 이미 뉴욕과 베를린에서 각각 미국 초연과 유럽 초연을 가졌고요, 올해 11월에는 코스타리카에서 작곡가의 지휘로 같은 곡을 다시 연주할 예정입니다.

 

이력과 이제껏 낸 음반을 보고, 모차르트 플루트 콘체르토를 녹음하는 등 모차르트가 주요 레퍼토리 중 하나라고 느꼈습니다. 그 외에 좋아하는 작곡가와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네, 제가 어렸을 때 소니 레이블로 첫 레코딩이 발매되었을 때의 데뷔곡도 모차르트 협주곡이었습니다. 모차르트는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의 하나이죠. 그리고 그 밖에도 제가 좋아하는 작곡가들과 곡들이 너무 많은데요. 몇 명만 고르기는 불공평한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모두 다 나열하기에는 아쉽게도 지면이 부족할 것 같네요. 하지만 그래도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오늘 지금 이순간에 연주하고 있는 곡이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라는 겁니다. 현재 익히고 있는 곡, 혹은 현재 이 순간에 연주하고 있는 곡을 가장 사랑하고, 또 그래야만 하죠.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이 아주 우아하면서도 강렬하다고 느꼈어요. 의상도 대담했고요. (그날 무대에서 최나경 씨는 붉은 색의 소매 없는 블라우스와 팬츠를 입었다) 무대 위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실제 본인은 얼마나 일치하나요?

무대에서의 연주자는 작곡가와 청중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입니다. 곡의 느낌에 따라 그것이 실제의 나와 비슷할 수도 있고, 혹은 전혀 다를 수도 있죠. 연주자는 곡에 따라서, 그리고 프레이징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변화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곡을 나에게 맞추기 보다는 나 자신을 각각의 곡에 맞추어야 하죠. 연기자들이 배역에 따라서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본인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콘서트는 어떤 것인가요?

제가 어떤 곡을 연주했을 때, 청중들이 진심으로 음악에 심취되고, ‘음악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하고 느끼게 되고,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의 추억거리가 되는 그런 공연이 최고의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나경 씨가 출연한 콘서트가 열린 콜번 스쿨 지퍼홀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최나경 씨가 출연한 콘서트가 열린 콜번 스쿨 지퍼홀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콘서트가 끝난 시각, 콜번스쿨 지퍼홀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콘서트가 끝난 시각, 콜번스쿨 지퍼홀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콘서트 마치고 난 후 지퍼홀에서 만난 최나경 플루티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콘서트 마치고 난 후 지퍼홀에서 만난 최나경 플루티스트 - 출처: 통신원 촬영>


<최나경 플루티스트 - 출처: 최나경 씨 제공/Photo Credit Hyemi Kim>

<최나경 플루티스트 - 출처: 최나경 씨 제공/Photo Credit Hyemi Kim>

<최나경 플루티스트 - 출처: 최나경 씨 제공/Photo Credit Hyemi Kim>



박지윤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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