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상주하며 작품 활동하는 예술가들, 아트 콤플렉스의 오픈하우스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20

2주 전과 1주 전의 주말과 휴일, LA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살며 예술 작품 활동을 하는 아트 콤플렉스, 브루어리(Brewery)에서는 일년에 두 번 개최하는 ‘브루어리 아트워크(Brewery Artwalk)’ 행사가 열렸다. ‘브루어리’의 사전적 의미는 양조장 특히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다. 예술가들이 모여 살며 작품 활동을 하는 예술가 단지의 이름이 브루어리가 된데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1982년 팹스트 블루리본 브루어리(Pabst Blue Ribbon Brewery)가 있었던 자리에 브루어리 아트 콤플렉스가 세워졌다. 아티스트-인-레지던스(Artist-In-Residence)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LA의 아티스트들은 주거지역이 아닌 산업지역의 지정된 건물을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임대할 수 있게 되었다. 

 

1997년 7월, 《LA 위클리》 는 브루어리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술가 거주 공동체' 라고 불렀고, 1999년 3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 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술 단지'라고 인용되었다. 밖에서 보면 브루어리는 산업용 건물, 즉 사무실이나 공장 용도로 지어진 메마른 회색빛 건물이지만 그 내부의 소프트웨어는 매우 독특하고, 활기차고 창의적인 공동체이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아파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거주 지역을 ‘로프트(Loft, 다락방)’ 이라고 불렀다. 브루어리 로프트는 16에이커의 대지에 무려 310개의 로프트로 구성돼 있다. 

 

브루어리는 해마다 봄과 가을 두 차례 브루어리 아트워크(Brewery Artwalk) 행사를 갖는다. 브루어리 아트워크가 열리는 날에는 100명이 넘는 상주 예술가들이 자신들이 창작해온 작품들을 진열하고 브루어리의 문을 일반인들에게 오픈한다. 행사 당일, 일반인들은 자신들의 주거 형태와는 사뭇 다른 아티스트들의 거주 공간 곳곳을 걸어다니고, 브루어리 내의 카페에서 맥주, 와인과 함께 음식을 즐기며 가장 컨템퍼러리한 예술 작품을 아주 가까이에서 접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새로운 작품을 보고서, 그 작품을 만든 작가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작가들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방문자들은 LA의 로컬 작가들을 응원하고 후원하게 되는 것이다.  

 

유모차에 탄 아이로부터 10대 자녀를 데려온 부모들, 연인들, 노부부에 이르기까지 아트워크 행사에서는 다양한 안젤리노의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양한 그들 만큼이나 다양한 예술 작품들까지, 아트워크는 ‘다양성(Diversity)’의 현현이었다. 1층에 아틀리에를 둔 아티스트들은 베란다 공간에 식물들을 볼 수 있는 녹색 공간을 꾸며 놓았는데 아티스트들만이 연출할 수 있는 독특한 개성에 감탄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티스트들은 주차공간도 그대로 두지 않았다. 색색의 화려한 색채는 언뜻 회색빛의 산업용 건물을 활기차고 개성 있게 꾸며주고 있었다. 아티스트 로프트는 거의 2층 높이라고 할 만큼 천장이 높다. 그렇게 뻥 뚫리고 시원한 공간에서 아티스트들은 풍부한 빛을 받으며 인식의 경계를 훌쩍 넘어서는 창의성 가득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회화와 콜라주, 조각, 도자기, 금속공예, 설치물은 물론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초월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하에서 필수품이 되어 버린 마스크도 색색의 헝겊으로 예술작품으로 승화한 것, 반려동물들을 위한 스카프와 목줄, 집안 곳곳에 놓아두면 따뜻한 느낌이 들 커튼과 병풍, 조명 기구, 쿠션 등의 인테리어 작품들, 접시와 보울 등 그릇들, 예쁜 도자기에 예술적으로 조화를 이룬 화분에 이르기까지 별별 작품이 다 있었다. 대형 캔버스의 작품이야 수천 달러를 호가하지만 생활 소품들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삶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것이라 훨씬 잘 판매되고 있었다. 

 

한 예술가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반려동물에 관계된 작품들을 만들고 판매하고 있었는데 작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시하기 위해 개의 마네킹에 작품을 입혀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개의 스카프는 파란색과 노란색, 우크라이나 국기의 색깔이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이 선뜻 반려견의 스카프를 구입해가는 모습을 보며 예술과 문화야말로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도구임을 깨닫는다. 


<브루어리 아티스트 콤플렉스 1층, 한 아티스트의 베란다>

<브루어리 아티스트 콤플렉스 1층, 한 아티스트의 베란다>


<아트워크에서 자신의 거주공간이자 작업공간을 오픈한 아티스트>

<아트워크에서 자신의 거주공간이자 작업공간을 오픈한 아티스트>


<오픈한 아틀리에에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 방문자들>

<오픈한 아틀리에에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있는 방문자들>


<주차공간도 창조적인 작업 공간으로 변신>

<주차공간도 창조적인 작업 공간으로 변신>


<식물들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한 아티스트의 작품>

<식물들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한 아티스트의 작품>


<삶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도자기 작품들>

<삶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도자기 작품들>


<아늑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조명기구 작품들>

<아늑한 느낌을 만들어주는 조명기구 작품들>


<반려견을 위한 스카프를 만들어 파는 아티스트. 우크라이나인이다>

<반려견을 위한 스카프를 만들어 파는 아티스트. 우크라이나인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정원에 마련된 카페>

<금강산도 식후경. 정원에 마련된 카페>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박지윤

  •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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