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동네에서 즐기는 문화예술: 우경화 작가 참여 전시회, '미로'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21

<마드리드 사회문화센터 ‘엘 그레코’에서 열린 전시회 '미로' - 출처 : 통신원 촬영>

<마드리드 사회문화센터 ‘엘 그레코’에서 열린 전시회 '미로'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7일부터 마드리드 사회문화센터 엘 그레코(Centro sociocultural El Greco)에서는 미로(Laberinto)’를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십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 전시회에 스페인에서 조각가로 활동하고 있는 우경화 작가(Kay woo)도 참여했다우경화 작가는 주스페인대사관의 재외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한 해외 미술관 및 박물관 한국어 안내 설치 일환이었던 프라도 미술관의 공식 안내 책자 한국어 번역을 맡았던 번역가이기도 하다.

 

미국 디트로이트 제너널 모터스독일 오펠에서 근무한 우경화 작가는 스페인인 남편을 만나 스페인에 정착한 후 다시 조각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스페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우경화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로 봉쇄령까지 겹쳐 큰 타격을 입은 마드리드 푸드 뱅크를 돕기 위한 모금 경매에 작품을 기부시각장애인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담론회에서 강연자로 나서는 등 스페인 사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쌓아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도 수십 년 전 우경화 작가가 함께 작업실을 나누어 쓰던 작가 동료들과 합심하여 조그맣게 열던 전시회 모임에서 비롯되었다생업을 겸하면서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어 자신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관객들에게 선보이면서 예술 활동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지난 해 이들의 전시회를 눈여겨 본 엘 그레코 사회문화센터 관장이 직접 이들의 전시회를 제안하여 열리게 되었다.


<우경화 작가와 그의 작품 '미로'- 출처 : 통신원 촬영>

<우경화 작가와 그의 작품 '미로'- 출처 : 통신원 촬영>


한 주제를 가지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들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고 창의적이다올해의 주제 미로에 관한 10명의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은 한 주제를 가지고도 얼마나 다르게 생각하는지 새삼 깨닫게 한다그리고 예술이 결코 삶에서 멀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우경화 작가 작품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깁스라고 부르는 석고붕대를 이용해 아프리카 말리 건축물의 남은 터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여러 번 덧붙인 석고붕대에 진흙 건축물의 색을 표현하는 색을 입혀 쓸쓸함은 더했다예술의 작품이 작가에 의해 완성되고 대중들에게 전시되면 그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라고 한다그 작품에서 먼 대륙 아프리카그 중에서도 오지에 속한다는 말리의 메마르고 거친 환경과 그 곳에서 팍팍함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황량한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미로를 다양하게 해석한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로를 다양하게 해석한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반면절대 잃어버릴 일이 없는 미로를 통해 희망을 표현한 작품도 있었다위 사진에서 상단 왼쪽에서 첫 번째는 스페인 국가 비상경계령 동안 연필로 그린 작품으로, 3미터가 넘는다작품명은 이스라엘(Israel)’미로를 통해 형제영감자신의 영혼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상단 왼쪽에서 두 번째 작품은 필요 없는 미로(라메린토 인네세사리오, Laberintos innecesarios)’우리네 삶이 어느 순간은 막막한 미로이고방향을 잃어버린 채 서성거려도 한 걸음 한 걸음 출구로 향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작품이다.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작품도 있었다상단 왼쪽에서 세 번째 작품 ‘cla cla cla cla’관객들은 나무판의 그림들을 직접 바꿀 수 있는데그림들로 자신들의 짧은 이야기를 완성시켜야 미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취지의 작품이다손가락으로 첫 번째 그림판을 움직이면 도미노처럼 나머지 네 개의 그림들이 바뀌는 데 바뀔 때마다 그림 판끼리 부딪히며 나는 경쾌한 소리를 제목으로 했다미로의 기원인 그리스 전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및 생각의 미로를 표현한 작품(하단 왼쪽에서 첫 번째등 및 미로의 다양한 해석들은 독창적이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생업에 쫓겨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지는 못 하지만 꾸준히 자신들의 작품 세계를 이어가면서 정기적인 전시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에게서 예술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또한 지역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아도 동네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경험할 수 있도록 각 동네에 위치한 문화센터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되었다예술가와 관객들 모두에게 활짝 열린 동네의 문화센터들이 스페인 문화예술의 저력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마드리드 라티나(latina) 지역 사회문화센터 엘 그레코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정누리

  •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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