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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이제 그만!",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여성의 날 집회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04

<멕시코시티 혁명의 탑 광장, 여성의 날 집회>

<멕시코시티 혁명의 탑 광장, 여성의 날 집회>


“이제 그만! 이제 그만!”(basta ya! basta ya!)“

 

노래 가사 같지만, 이 말은 지난 3월 8일, 멕시코 시티에서 세계 여성의 날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이 부르짖은 소리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십만 명의 여성들은 여성을 향한 폭력과 성차별과 남성주의에 대항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들의 집회는 해마다 열린다. 다만, 일부 과격한 시위대는 멕시코 주요 대로변의 조형물 등을 훼손하기도 해 주요 상가나 시설들은 두꺼운 판자 혹은 철판으로 건물 외벽과 조형물의 외벽을 에워싼다. 그로써 집회 중 건물의 훼손, 방화의 위험에 방어하고 있는 것이다.


<집회 도중에는 건물 외벽뿐 아니라 문화재도 손상되기도 한다.>

<집회 도중에는 건물 외벽뿐 아니라 문화재도 손상되기도 한다.>

<집회 도중에는 건물 외벽뿐 아니라 문화재도 손상되기도 한다.>


여성들은 “나를 죽이지 마라!”,“ 집에 가고 싶다!”, “자유롭고 싶다!”, “남성들과 같은 임금을 받고 싶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보라색 띠를 두르고 행진한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2022년 초부터 하루에 5명 이상, 총 357명의 여성이 실종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전국실종자관리청은 1월에만 292명의 여성이 살해되었다고 밝혀져 여성들이 실제로 느끼는 위협과 두려움의 수준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작년 2021년에 발생한 살해 사건 역시 3,750건 가운데 1,000건은 여성 대상 살해 사건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학생, 공무원, 가정부, 이혼가정 등의 여성이 하루에 수십 명이 살인당한다”며, 자신들의 시위는 히스테리가 아니며 있는 그대로의 역사라고 이야기했다.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 국제 여성의 날을 집회 현장>

<멕시코 시티에서 열린 국제 여성의 날을 집회 현장>


외국인의 시선에서 여성의 날 집회는 조금 낯설고,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는 집회지만 이날 모인 여성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건물 외벽을 부수는 행위로 외벽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서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집회자들은 손에 사제 폭탄과 화염병 등을 들고 있었고, 손에 든 망치로 일부 조형물과 시설을 부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런 행위에 대한 원인을 “주정부와 사회에 여성이 느끼는 위협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멕시코 중심 거리 레포르마를 행진하면서 “우리는 한 명이 아니다. 우리는 100명이다. 정부는 들어라. 이 싸움은 여성들의 싸움이다”라고 외쳤다. 멕시코 독립 기념탑에서 만난 여성 다니엘라(62세) 씨는 “빵과 장미”라고 외치며 “이렇게 여성들이 한 데 모여 집회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이야기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15,000명 이상의 여성들이 모였다고 추산한다. 한편, 여성들의 행진 반대편에는 몇 천 명의 경찰병력이 주요 건물이나 조형물을 둘러싸며 지키고 있었다.

 

이날 여성의 날 집회는 멕시코시티뿐 아니라 멕시코에서 여성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에카테펙구(Ecatepec de Morelos), 베라크루스주(Veracruz), 산루이스 포토시주(San Luis Potosí), 오아하카주(Oaxaca)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멕시코 여성들이 주도하는, 혹자는 다소 과격하다고도 이야기하는 여성의 날 집회는 단순한 치안 문제뿐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 문제인 빈부격차, 교육의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에서 야기되는 여성 인권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도 연관돼있다.

 

한편, 여성의 날 행사는 멕시코에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열린 관계로, 이 지역을 필수적으로 지나쳐야 출퇴근이 가능한 한인들은 다소 피해를 겪었다는 후문이다. 집회가 오후 늦게, 퇴근 시간을 넘어선 시간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대중교통이나 차량이 아닌 도보로 통근해야 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해당 지역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들은 앞서 언급한 건물 훼손 등의 문제로 종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기도 했고, 일부 상인들은 이날 영업을 포기했다고도 언급했다.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건물과 문화재 일부가 집회로 인해 손상된 사진>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고자료
https://www.gob.mx/sesnsp
https://registros-desaparecidos.datacivica.org/



조성빈

  •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 약력 : 전) 재 멕시코 한글학교 교사 현) 한글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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