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문화정책/이슈] 팬더믹의 긴터널을 지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탈리아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4.06

서방국가에서는 가장 먼저 코로나 전염병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으며 2020년 1월 말 보건비상사태를 선언하고 3월, 이탈리아 전역을 봉쇄하기 까지 했던 이탈리아 정부가 3월 말 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한다.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총리 내각은 이탈리아 시간으로 3월 17일 열린 내각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3얼 31일부로 비상사태를 관장했던 기술과학위원회(Il Comitato tecnico scientifico)가 해산되고 프란체스코 파올로(Francesco Paolo) 장군이 이끌었던 위원회의 구조가 변경되어 활동을 공식적으로 중단한다. 이탈리아 정부가 발표한 팬데믹 탈출 로드맵은 지난 2년 2개월 동안 이탈리아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통제가 가해졌던 여러가지 규제가 완화되고 일상 회복과 정상화의 첫발을 떼는 조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월 말 현재, 오미크론의 강력한 위세로 확진자 수 폭발의 양상을 보이며 어서 다음 단계, 즉 확진자 수 감소의 단계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 이탈리아의 이같은 조치는 눈여겨 볼 만하다. 

 

이탈리아에서는 4월과 5월 단계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중단 됐었던 시민들의 모든 자유가 거의 회복될 것으로 보여진다먼저빨간색주황색노란색하얀색으로 지역의 코로나 경계 단계를 매달 새로 지정하고그에 따른 규제를 발표했던 조치가 사라진다지난 2020 3월 이탈리아 거의 전역이 Zona Rosa로 지정되며 생필품 구입과 아픈 친척 방문을 제외한 외출이 금지된 이후이탈리아에 사람들은 매달 말 새로 발표되는 자기 지역의 색깔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일과 생활에 대한 모든 것들을 맞춰야 했다휴가 계획은 취소 되었고레스토랑과 바들은 문을 닫았으며 크고 작은 축제들집회스포츠 행사 등은 한달 후의 일정을 알 수 없었다


<2020년 11월 27일 이탈리아 보건부령으로 발표됐었던 코로나 지역별 방역 등급제 지도.팬더믹 기간동안 매달 새롭게 발표됐던 지역별 방역 등급제가 사라진다 -  출처: 이탈리아 보건부>

<2020년 11월 27일 이탈리아 보건부령으로 발표됐었던 코로나 지역별 방역 등급제 지도.팬더믹 기간동안 매달 새롭게 발표됐던 지역별 방역 등급제가 사라진다 -  출처: 이탈리아 보건부>


피사에서 작은 화랑을 운영하며 초등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기도 하는 35세 마르타 루치(Marta Lucci) “그동안 매달 말이 되면 피사 지역이 어떤 색깔로 지정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뉴스를 기다리곤 했었다다른 도시로 학생을 가르치러 가야 하는데 빨간색으로 지정되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한 적도 많았다색깔별 등급은 4개였지만 그에 따른 규제가 매번 바뀌어서 아주 혼란스러운 적도 있었다사람들은 조깅을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개를 산책 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를 두고 뉴스를 찾아보며 토론을 벌이곤 했었다하지만 작년 여름부터인가 색깔 방역 등급제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어지고 사람들이 더이상 관심을 두지 않기 시작했던 것 같다다들 지치기도 했었고계속 바뀌는 정책보다는 자기 스스로 마스크를 쓰고 개인 위생에 신경쓰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 않는 식으로 적응해 나갔다어쨋거나 이제 방역 등급제가 없어진다니 정말 기쁘고 반갑다이제 레스토랑에 4명까지 모일수 있는지 6명까지 모일 수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로마(위)와 피렌체(아래) 관광지에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로마(위)와 피렌체(아래) 관광지에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로마(위)와 피렌체(아래) 관광지에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로마(위)와 피렌체(아래) 관광지에 마스크를 쓰거나 쓰지 않은 사람들의 자유로운 모습이 보인다 - 출처: 통신원 촬영>


4월 30일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실내 레스토랑과 바를 이용하려면 그린 패스를 제시해야 하지만 3차까지 접종해야만 받을 수 있는 슈퍼그린패스는 필요하지 않다.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기차역 부근에서 한국의 편의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작은 상점인 타바키(tabacchi)를 운영하는 56세 마리아 파가노(Maria Pagano)는 피렌체에 레스토랑과 바가 잘 되야 본인이 운영하는 타바키도 장사가 잘된다고 말한다. 마리아는 “이제 코로나가 지나가고 관광객들도 다시 찾아오고 레스토랑들에도 사람이 북적이겠죠?”라며 이번 보건비상사태 종료 선언을 환영했다.

기본적으로 이번 이탈리아 정부 발표는 4월 1일부터는 기존에 슈퍼 그린패스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활동들이 기본 그린패스로도 가능해지고 5월 1일부터는 그린패스 제도 자체가 아주 없어질 것이라는 계획이다. 2년 2개월동안의 긴 터널을 지나온 이탈리아에 드디어 팬더믹의 끝이 보이는 듯하다. 그동안의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이탈리아 사회가 어떻게 포스트 팬더믹 시대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나갈지, 아직 코로나의 짙은 그림자 속에 있는 한국이 지켜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Today》 (22. 3. 28.) <Green Pass, mascherine, quarantena e vaccino: cosa cambia questa settimana>,
https://www.today.it/attualita/covid-green-pass-1-aprile-2022.html
《La Repubblica》 (22. 3. 27.) <Green Pass, isolamento e mascherine: ecco cosa accade dall'1 aprile>, https://www.repubblica.it/cronaca/2022/03/27/news/green_pass_ecco_cosa_si_puo_fare_dall1_aprile-343027330/



백현주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처드 워크센터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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