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브로츠와프한글학교 차은지 선생님과의 만남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3.28

폴란드에는 두 지역에서 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수도인 바르샤바와 폴란드 남서부 실레시아 지방에 있는 브로츠와프 한글학교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브로츠와프에서 6년째 봉사하고 계신 열정적인 차은지 선생님을 서면으로 만나보았다.


 브로츠와프 한글학교  수업현장


 브로츠와프 한글학교  수업현장


Q: 휴일인 토요일에 이뤄지는 한글학교에서 봉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일까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토요일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음이 뿌듯하기도 하고요. 제 아이도 한글학교에 다니는데 학교에 함께 가는 것을 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Q: 한글학교에서 봉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한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봉사하기 전에 대체 교사로 두 번 정도 수업했었어요. 그때 수업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어요. 바쁘고 정신없어서가 아니라 아이들 소리, 수업에 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정교사 제의가 들어와서 너무 기뻤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Q: 한글을 익히고 싶은 학생들에게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쓰기를 할 수 있어도 말을 못 하면 머릿속에 맴돌 뿐이죠. 단어, 문장 상관없이 말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글학교에서 코로나로 인해 바뀐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면 좋을까요?
행사를 못 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국의 날 행사와 운동회를 했었는데 코로나 발생 후 한 번도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일주일 내내 기존 학교에 다니고 토요일에도 한글학교에 나와서 공부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하는 아이들에게 행사는 한글학교에 1년을 즐겁게 다닐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이 아주 안타까워요.

Q: 코로나로 학부모와의 대면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소통하시나요?
코로나로 인해서 학부모님들의 얼굴을 뵌 적이 없어요. 학교 안으로 아이들만 들어올 수 있거든요. 코로나 전에는 등하교 때 뵙고 인사도 드리고 길게는 아니지만, 안부도 묻고 했었는데 지금은 메신저로만 소통하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다고 해도 "누구 엄마예요."라고 말씀하시기 전엔 안타깝게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어요. 참 아쉽습니다. 지금은 SMS로 소통하고 있는데 바로 대화를 할 수 있고 안내문이나 학교 소식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체온측정중


코로나 감염방지 절차 진행중


Q: 코로나로 비대면 수업이 자연스럽게 되었는데 같은 나라에 있는 바르샤바 한글학교와 교류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좋은 기획을 하고 비대면으로 특별 수업을 함께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의 날이나 운동회 때 단합대회를 같은 행사를 하면 어떨까요?

Q: 그동안 함께 한 학생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요?
신기하게도 그동안 만났던 친구들 얼굴이 다 기억납니다. 몇 친구를 말하자면 스승의 날이었어요. 교실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 액자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액자는 우리 집 장식장에 보관 중이랍니다. 어떤 친구는 지갑에 넣고 다니라고 제 얼굴을 그려 준 친구도 있었습니다.


수업현장


Q: 학생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운동장을 제일 많이 데리고 나가는 선생님이요. 하루 계획된 수업이 잘 진행되면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 나가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밖에서 활동하고 들어오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거든요. 앞으로도 저는 해가 뜨면 자주 나갈 생각입니다.

Q: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선생님~여기는 폴란드고 학교에서 다 배우고 있는데 왜 한글학교에 다녀야 해요?" 그럴 때마다 제가 하는 말이 있어요. 학교는 지식만 배우러 오는 것이 아니다. 같은 문화를 가진 친구들끼리 나눌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해준 적이 있어요.

Q: 다른 선생님들께 전하고 싶은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틈나는 대로 해가 뜨고 따뜻하면 밖으로 나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음 수업이 더 수월하실 거예요.

Q: 한글학교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비록 외국에 살고 있지만, 아이들이 한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모국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Q: 한글학교에서 가장 보람될 때는 언제인가요?
어쩌다 보니 운동회 사회를 몇 번 보게 됐었는데 아이들이 운동회가 끝나고 1년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는 말에 힘들었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Q: 세계의 한글학교들을 지원해 주는 재외동포재단에 바라는 점을 얘기해 주세요.
전 세계의 한글학교를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는 행사나 프로그램 등이 좀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실제로 한글학교에 다니지 않으면 재외동포재단을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좀 더 활동을 많이 해서 존재감을 드러내 주셨으면 합니다.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1년 중 여름 방학을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개인적인 사정 다 접어두시고 학교에 나와서 고생하시는 모든 한글학교 선생님들께 최고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또 주말마다 아이들 등, 하교시키는 부모님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비록 타국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알리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김은지
[폴란드/바르샤바] 김은지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바르샤바 한글학교 대표교사
경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양대학교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 연구원
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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