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재외동포 정체성 함양은 국내외가 같이 한다.
구분
교육
출처
스터디코리안
작성일
2022.03.29

"러시아에 사는 재외동포(고려인) 학생들에게 한민족 정체성을 함양시키기 위해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하는 부분이다. 올해 제103주년 삼일절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재외동포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정체성 교육은 국내에서 실시하는 '모국어 방문 연수' 초청 행사다. 그리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 수업이다. 현지 한글학교에서 문화와 역사 수업은 가능하다. 요즘은 수업을 위한 다양한 자료를 지원받아 교사의 부담은 덜었지만, 교사의 관심과 열정이 있어야 할 수 있다. 현지 한글학교에서 교사의 수고는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큰 결실로 나타난다. 바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하지만 모든 재외동포 학생에게 이 기회가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재외동포 재단의 '청소년. 대학생 모국연수' 초청사업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50만 고려인들이 혜택을 받기에는 자리가 비좁았다. 하지만 최근 좋은 소식이 있어서 기쁘고 많은 기대가 된다.


"향후 재단 사업의 역점을 차세대 활성화에 두겠다고 명확히 했다. 현재 구체화되고 있는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과 함께 전 세계 100만 명에 이르는 재외동포 청소년과 청년들이 14~25세 중 적어도 한 번은 모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센터가 완공되면 연 1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국을 방문하게 된다.’"


- 미주중앙일보 2021년 11월 17일 자 '재외동포청 신설 내년에 본격화된다.' 기사 내용 중


'삼일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2019년 청소년 모국어 방문 팸플릿

'삼일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2019년 청소년 모국어 방문 팸플릿


[청소년. 대학생 모국방문] 연수 프로그램은 2001년부터 세계에 흩어져 있는 차세대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어 주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캠프로 2019년에는 '삼일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어느 해보다 많은 1,000여 명의 청소년과 대학생을 초청한 적이 있다. 이 잔치에 한글학교 학생 3명이 참석하여 한국의 문화와 역사, 생활을 체험했다.

2019년 7월 9일부터 7박 8일 동안 [대학생 모국연수]에 참가한 최밀라 학생의 소감이다.

"옛날 한반도에서 우리는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전쟁과 역사적인 이유로 다른 나라에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후 모국을 방문할 기회가 주어졌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는 고국에서 만났습니다. 공통의 과거는 처음 만난 우리를 빠르게 하나로 묶었습니다. 한국의 문화, 사회, 생활, 역사에 매료되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7박 8일의 캠프는 너무도 아쉽게 빨리 흘러갔습니다. OKFriends 역사적 고향 방문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났고 다른 나라의 문화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갔다 온 것이 기뻤습니다. 그리고 한국이 자랑스럽습니다."


최밀라 학생은 버스로 왕복 4시간을 다니며 한국어 공부에 열정적이고, 모든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한국에 모여 환하게 웃는 차세대 주역인 재외동포 자녀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최밀라 학생은 버스로 왕복 4시간을 다니며 한국어 공부에 열정적이고, 모든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한국에 모여 환하게 웃는 차세대 주역인 재외동포 자녀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최밀라 학생은 버스로 왕복 4시간을 다니며 한국어 공부에 열정적이고, 모든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한국에 모여 환하게 웃는 차세대 주역인 재외동포 자녀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삼일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2019년 중고생 모국 방문 연수에 참여한 주인공 서진우 학생은 3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방문을 기억하며 모든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선물로 받은 교통카드와 티셔츠

선물로 받은 교통카드와 티셔츠


삼일절 100주년 기념사업이 있고 난 뒤 2년 동안 [청소년. 대학생 모국방문 연수]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세계에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고국에서 마음껏 웃으며 행복한 여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3월 7일 사라토프 한글학교는 제103주년 삼일절 역사 수업을 했다. 많은 반 중에 이날 온 학생들은 특별한 68, 70, 75, 78세 노인반 학생과 가장 어린 11, 14, 16세 한국인 반 학생들의 만남이라 더 의미가 깊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하며, 오직 자녀들만 위해 살아온 노인반 학생들은 한국의 정서는 많이 있는데 한국에 대해서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보다 더 모른다.

스터디코리안의 수업용 자료에 있는 [명절과 기념일] 삼일절 영상

스터디코리안의 수업용 자료에 있는 [명절과 기념일] 삼일절 영상


한국의 근대사를 설명할 때 허또냐(70세) 학생은 옛날에 할머니에게서 들은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일본 군인은 항상 칼을 차고 다니고, 봄에 씨를 심을 때도 감시하고 수확을 하면 기다렸다가 다 빼앗아가는 나쁜 놈이었다."라고 하셨던 할머니의 말씀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했다. 이 시기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가 고려인들의 이주 역사다. 1864년 14가구 65명이 남우수리스크 지역에 영구 거주 목적의 촌락(지신허)을 만들어 정착하기 시작한 우리 고려인들의 이야기는 노인반 학생들 본인의 역사라며 열심히 경청했다.

그리고 이어진 [대한민국의 상징]에 대해 공부를 할 때 학생들은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즐거워했다. 태극기 퍼즐을 맞추며 "내가 더 일찍 이런 것을 배웠으면", "왜 태극기가 지금의 모양과 다른가?" 그리고 교재에 태극기의 의미를 러시아어로 쓰는 모습이 너무 귀하고 아름다웠다. 애국가를 70년 동안 살면서 4절까지 처음 들었다고도 했다.


태극기 퍼즐을 맞출 때 손자 같은 어린 학생들이 도왔다.

태극기 퍼즐을 맞출 때 손자 같은 어린 학생들이 도왔다.


한국의 국화 무궁화는 이곳 러시아에서도 볼 수 있는 꽃이다. 러시아어로 'Гибискус'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무궁화꽃을 많이 심었다고 말하며 한국의 상징인지 처음 알았다며 반가워했다.

사용하기 편하고 잘 만들어진 한국의 교재를 처음 본 학생들은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데 가만히 앉아 있었다. 또 어떤 학생은 "너무 예뻐서 내가 붙이기는 너무 아깝다. 집에 있는 손자, 손녀에게 가져다주고 싶다."라며 속마음을 말했다. 그리고 책을 접으면 무궁화가 구겨진다며 다시 스티커를 떼는 모습에서 한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궁화꽃은 '영원히 피고 지지 않는 꽃'이란 뜻처럼 일 년 내내 피는 꽃으로 우리 노인반 학생들을 닮았다.

수업현장

수업현장


한국에 가본 적 없는 노인반 학생들은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내내 고국 한국에 있었다. 김 세르게이 학생은 "우리는 한국에 대해 지금 배우지만 우리 아이들은 한국에 관해 많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재외동포들을 위한 다양한 '모국연수'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국외에서는 한글학교가 많은 학습자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쳐 서로 유대관계가 이루어질 때 재외동포들은 정체성이 확립되고 글로벌 인재로 자라날 것이다.


[사진 출처: 통신원]


[러시아/사라토프] 빈일숙

재외동포재단 해외통신원 6기
현) 러시아 사라토프한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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