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한국문화 민간 대사들, 캐나다 유치원생들의 활약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3.17

지난 23캐나다 토론토 한인 엄마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인 한국 문화 홍보 운동이 일어났다시작은 한 엄마가 자신의 5세 아이(Senior Kindergarten)가 학교에서 한국 관련 내용을 발표한 경험담을 올리면서부터였다캐나다 각 주의 교육부처는 정규 교육과정을 유치원을 시작하는 4(Junior Kindergarten)부터로 규정하고 있는데온타리오주 한 사립학교의 5세 유치원생이 학교가 정한 문화의 날(Culture Day)에 한복을 입고자기보다 큰 덩치의 발표판을 하나하나 짚으며 설명하고 있는 사진이 게시된 것이다. ‘디아스포라라는 이름의 주인공은 학교 측의 허락을 받고 아이와 2주 동안 발표를 준비한 과정에 대하여 설명했다작성자는 발표한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나누고 싶다며 원하는 이들은 이메일을 달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였다그러자 곧 바로 150여 명이 넘는 엄마들이 글쓴이의 행동에 대해 찬사를 보내며자신들도 아이들의 학교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며자료 공유를 부탁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유치원생 - 출처 : 토론토맘까페, 디아스포라>

<학교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유치원생 - 출처 : 토론토맘까페, 디아스포라>


한 엄마의 작은 행동은 불씨가 되었다캐나다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인 엄마들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 민간 대사의 역할을 하게 한 것이다지난 금요일(zoom)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주인공정진경 씨를 만났다이민 6년 차를 맞이한 정진경 씨는 캐나다 기업 내 사원 교육(Corporate Training Specialist)을 담당하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알리는 것이 과 관계’, 그리고 자신의 자긍심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자녀들 또한 동일한 상황이라는 것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정진경 씨는 캐나다의 다문화적포용적 가치관을 언급하며 그러나 깊이 들어가 보면 한국에 대한 올바른 정보는 부족하다. (다문화적인가치는 현실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목격할 때도 있다이번 음력설에 아이의 학교에서 이를 다시 한번 경험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연방정부는 매월을 흑인 문화유산의 달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원주민 문화유산의 달처럼 특정 문화유산을 기념하고 교육하는 달로 지정하고 있다그중 매년 5월은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이며캐나다 내 아시안 이주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들의 공헌에 감사하며 아시아 여러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아시아 문화유산의 달 행사는 각 교육기관과 정부 기관과 연계하여 추진된다그러나 이러한 가치관과 철학이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 교육혹은 직장이라는 현실에 적용될 때는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경험된다이에 정진경 씨는 학교에서는 여러 문화를 가르치려는 철학으로 커리큘럼에 반영하지만서로 다른 중국일본한국말레이시아 등의 문화가 아시아라는 이름 아래 통합되어 동일하게 설명된다무엇보다 아시아의 대표성을 중국 문화에서 찾고 있다고며 이것이 바로 캐나다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설명했다즉 아시아 문화라는 이름으로 통합된 각 문화유산의 독특함은 실제 교육 현장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정진경 씨는 학교로부터어린이들의 모국의 문화와 유산을 보여 줄 수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라는 요청을 받고제대로 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고 했다아이와 함께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의미 있었는데아이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아이가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자랑스런 한국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어떤 자료를 어떻게 배치할지 이야기하면서즐거운 가족 활동 놀이가 되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진경 씨는 아이가 직접 경험한 사진과 자료들을 찾아, ‘태권도’, ’떡국’, ‘한복’, ‘무궁화’, ‘한국말’ 등 한국 문화유산 중 일부를 선택해서 자료를 만들었고아이는 준비하는 내내 그리고 발표하고 발표 후의 여러 경험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경험했다고 말했다발표 이후전진경 씨는 교사 또한 자신도 한국에 대해 많이 배웠고내년부터는 다른 나라에서 온 아이들에게도 이 프로젝트를 제안해서 모든 부모들이 함께 참여하고 발표 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그녀는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한인 2, 3세에게는 BTS, <기생충>, <미나리>의 성공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한국 문화유산 활동을 하면서 이를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발표하는 작은 행동들이 한국에 대한 긍지를 갖고자긍심을 높이는데 더 실제적이라고 강조했다.


<삼일절, 셔츠에 태극기를 그려 입고 한국 독립운동에 대한 설명을 준비하는 모습 - 출처 :토론토맘까페, 소풍>

<삼일절, 셔츠에 태극기를 그려 입고 한국 독립운동에 대한 설명을 준비하는 모습 - 출처 :토론토맘까페, 소풍>


이처럼 한국 문화는 미디어를 통해 캐나다에 화려한 방식으로 전달될 수도 있지만유치원 아이가 발표하는 수업 시간을 통해서 또는 점심시간 가지고 간 한국 음식을 통해서도 캐나다인들에게 전달 될 수도 있다일상에서 소개하는 한국 문화는 어쩌면 더욱 강하고 구체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캐나다 내 한인들은 자신의 직장에서 혹은 아이들의 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애쓰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한국 문화유산을 발표할 뿐 아니라 음력 설날 한복을 입고 등교하기도 하고삼일절을 맞이하여 티셔츠에 태극기를 직접 그려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한다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교류는 이처럼 다양한 각도와 층위에서 일어나고 있다정부와 민간단체들의 행사와 공연을 통해서한복과 태극기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 친구들에게 자랑스레 설명해주는 아이들의 일상을 통해서도 흐르고 있다.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캐나다 토론토 맘카페, https://cafe.naver.com/torontomoms



고한나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