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인터뷰] 케이팝으로 꿈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노아와 딜런과의 인터뷰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3.23

<한 박람회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는 노아(@noa.bxng)와 딜런(@kogiitsu) - 출처: 통신원 촬영>

<한 박람회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는 노아(@noa.bxng)와 딜런(@kogiitsu) -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팝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케이팝은 어떤 이들의 꿈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에게는 미래로 향하는 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케이팝은 또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취미 활동을 공유하며 건전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케이팝 경연대회와 같은 행사들에서는 힘든 시기에 만난 케이팝 동지들과 만나 함께 춤을 추고 이야기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벗어났다는 이들도 많이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케이팝 커버댄스팀들의 연습 장소가 된 마드리드에 위치한 한 광장은 예전에는 노숙자들이 모여 술과 마약을 하던 위험한 장소였으니, 케이팝을 ‘선한 영향력’과 결부시킬 만하다. 마드리드 한 박람회에서 만난 노아(22)와 딜런(23)은 케이팝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우리는 알리칸테에 살고 있고, 우리들의 작품들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 마드리드 박람회에 참가했습니다. 둘 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함께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모델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것은 코로나 때문에 락다운이 되었던 때부터였습니다. 그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시간은 많았거든요. 그래서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로를 어떻게 알게 되었으며, 케이팝은 언제부터 좋아했나요?
알리칸테 케이팝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알리칸테가 작은 도시라서 케이팝을 좋아하는 그룹들을 서로 다 알고 지내요. 케이팝 모임에서 만났고, 같이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일까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알리칸테가 큰 도시가 아니라서 케이팝 관련한 제품들을 사려면 시내에 있는 프낙(Fnac)이나 백화점에 가야 합니다. 마드리드 같은 경우에는 케이팝 관련 제품들만을 파는 가게들도 있지만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워요. 저는 케이팝을 13세 때 처음 들었어요. 학교 쉬는 시간에 친구가 케이팝 영상을 보여줬고 그때부터 케이팝과 사랑에 빠졌다. 딜런은 16살 때 처음 케이팝을 접했고요.

케이팝 아티스트들을 그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단순합니다. 좋아하니까. 우리가 서로 알게 된 계기도 케이팝이었으니까 자연스럽게 케이팝 아티스트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락다운이 있기 전부터 케이팝 아티스트들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락다운 때 딜런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락다운이 끝나고 열린 한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작품들도 수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작업하는 것은 어떤가요?

같이 작업하게 되면서 더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뭐가 더 건설적인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고요. 그래서 우리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SNS(@noakogistore)도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들의 작품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싶습니다. 혼자서 그림을 그릴 때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몰랐어요.


<노아와 딜런이 작업한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노아와 딜런이 작업한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첫 수익을 냈던 박람회는 어땠나요?
우리는 보통 하나의 작품을 위해 하루에 여덟 시간씩을 투자합니다. 물론 힘들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제가 좋아하는 이들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즐거워요. 그런데 우리의 작품을 팔아 수익을 낸다는 것을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목을 끌어야 하는지 몰라 가만히 서 있었어요. 우리의 작품에 관심이 있어도 우리가 적극적이지 않아 어필할 수도 없었고요. 이후 발렌시아(Valencia)를 시작으로 알바세떼(Albacete), 무르시아(Murcia) 박람회들을 돌며 경험을 쌓기 시작하니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변하니 관객들도 더 우리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고 구매로 이어지기도 해요. 고객들과 먼저 누구를 좋아하는지, 저는 누구를 좋아하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간격을 좁히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작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게다가 경험이 많아질수록 작품도 다양해지니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습니다.

지금 꿈꾸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단 알리칸테를 떠나서 다른 큰 도시에서 작업하고 싶습니다. 알리칸테는 작은 도시라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작품들로 수익을 창출해서 다른 도시에서 살면서 작업하고 싶어요. 언젠가 우리들의 작품들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한국에 가서 얼마간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요. 케이팝 아티스트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의 모습을 작품에 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더 많을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처음으로 우리에게 콜라보를 의뢰한 데가 한국의 어학원이었거든요. 스페인에서는 순수미술이 아닌 경우에는 지원을 받을 길이 거의 없습니다. 잘 모르지만 한국은 일러스트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들도 많고, 그에 대한 지원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케이팝을 통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뤄가기 위해 서툴지만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노아와 딜런, 이들을 보는 내내 케이팝이, 문화가 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제 스페인에서 케이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다른 세상을 보고, 배우고, 꿈꿀 수 있는 창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정누리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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