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말레이시아 여성 문제...한국 기업의 여성 일자리 창출 "앞장" 기대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3.23

여성의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세계 여성의 날이 8일로 114회째를 맞았다.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제를 숨진 것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 유엔은 1977년부터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많은 국가에서 생존권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여성의 날을 기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역사에는 수많은 여성 지도자가 존재했다. 완 아지자(Wan Azizah)가 발표한 「말레이시아의 여성 정치(Women in politics: reflections from Malaysia)」에 따르면 17세기 끌란탄의 라자의 딸로 태어난 시티 완 끔방(Siti Wan Kembang)은 아버지 다음의 왕위 계승자였다. 1610년 끌란탄 지도자가 된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훗날 즘발 지역의 지도자가 된 딸 푸트리 사둥을 입양했다. 지금의 인도네시아 아체 지역에도 말레이계 여성 지도자가 있었다. 술탄 이스칸다르 타니의 딸인 라투 샤피우딘은 남편이 죽자 왕국을 통치했다. 아체 역사를 살펴보면, 라투 샤피우딘 이후 약 50년 간 여성 지도자가 아체를 통치한 것을 알 수 있다.


<17세기 말레이시아 끌란탄을 통치한 여성 지도자 완 끔방 - 출처: "New Straits Times">

<17세기 말레이시아 끌란탄을 통치한 여성 지도자 완 끔방 - 출처: "New Straits Times">


말레이시아 역사에서 여성들 역시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국가를 이끌어 나갔지만, 말레이시아 여성 노동 환경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경제, 교육, 보건, 정치 참여 등 4개 분야에 대한 성평등 지수를 조사한 성평등지수(Malaysia Gender Gap Index)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말레이시아 성평등지수는 71.4%으로 나타났다. 완전한 성평등 상태를 100%으로 할 때, 말레이시아의 전체 성평등지수는 71.4% 수준으로 이는 전체 156개국 중 74위다. 성평등지수가 낮은 분야는 노동 참여율(55.3%)로 싱가포르(69.7%)나 태국(66.8%) 등 인접 국가보다 낮았다. 또한 정치 참여율은 10%로 정책적 의사결정을 하는 국회의원 성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기준 말레이시아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약 14.4%이며 장관 비율은 17.9%에 그친다. 지난 사바주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는 전체 후보의 9%에 불과해 여성 과소대표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성평등지수가 낮은 말레이시아 노동시장을 살펴보면, 2021년 9월 기준 전체 생산가능 인구 중 38%인 625만 명이 여성이다. 2021년 3분기 기준 말레이시아 여성 인구는 1,589 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48%다.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여성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생산가능 인구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생산가능 인구 구성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도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는 2020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 30%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2021년 7월 기준 말레이시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25.3%에 그쳤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말레이시아 정부 나름대로 여성들이 겪는 여러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20년 12월 18일 해외 출산 자녀의 말레이시아 국적이 거부된 말레이시아인 6명과 인권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자 고등법원은 여성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150개국 이상이 모계주의 국적법을 인정하지만, 말레이시아는 부계 혈통주의 원칙을 따르는 25개국 중 하나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어머니를 둔 해외 출생자는 말레이시아 국적을 취득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등법원이 여성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와 같은 차별적인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인 에어아시아 라이드는 여성 승객을 위해 여성 운전자를 배치하는 서비스를 오는 4월 출시한다 - 출처: "Technave">

<차량공유서비스인 에어아시아 라이드는 여성 승객을 위해 여성 운전자를 배치하는 서비스를 오는 4월 출시한다 - 출처: "Technave">


<말레이시아 여성을 코디로 채용해 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한국 기업 코웨이 - 출처: 코웨이 말레이시아 공식 홈페이지>

<말레이시아 여성을 코디로 채용해 여성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한국 기업 코웨이 - 출처: 코웨이 말레이시아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말레이시아에서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제도적 미흡 사항을 논의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아직 낮지만, 여성 비율은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높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 역시 필요하다. 이에 에어아시아라이드 등 동남아시아 차량공유서비스는 여성 승객을 위해 여성 운전자를 배치하는 택시 서비스 "레이디스온리(Ladies Only)"를 오는 4월 출시한다. 이밖에도 최근엔 여성 전용 공유사무실이나 헬스장 등 여성 전용시설들이 생겨나면서 관련 인력에 대한 고용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기업 코웨이가 현지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로 우뚝 선 배경도 말레이시아 주부, 경력단절 여성 등을 고용해 코웨이 제품을 점검하는 코디로 채용한 덕이 크다. 앞으로 여성 관련 인력의 고용 및 새로운 일자리 창출 역시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21세기 말레이시아 변화에 기여하는 한국 기업의 다양한 시도가 기대되는 때이다.


※ 참고자료
Azizah, W. (2002). Women in politics: reflections from Malaysia). International IDEA. Women in parliament, 191-202.
《The Malaysian Reserve》 (21. 11. 11.) <Mandatory female director in PLC, a step forward?>, https://themalaysianreserve.com/2021/11/11/mandatory-female-director-in-plc-a-step-forward/


《Human Resource Online》 (21. 12. 10.) <Malaysia"s labour force Oct 2021: Growth in employment and participation rate>, https://www.humanresourcesonline.net/malaysia-s-labour-force-oct-2021-growth-in-employment-and-participation-rate


《Department of Statistics, Malaysia》 (21. 11. 17.) <Statistics on Women Empowerment in Selected Domains, Malaysia, 2021>, https://www.dosm.gov.my/v1/index.phpr=column/cthemeByCat&cat=444&bul_id=eHMrcH

Q4V1Irc0lRN0ZwM09TWDJvQT09&menu_id=L0pheU43NWJwRWVSZklWdzQ4TlhUUT09


《Malay Mail》 (20. 10. 21.) <Women in Malaysian politics: Are politicians missing a point? — Yanitha Meena Louis>, https://www.malaymail.com/news/what-you-think/2020/10/21/women-in-malaysian-politics-are-politicians-missing-a-point-yanitha-meena-l/1914822



홍성아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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