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독일 축제처럼 모두를 위한 한류 축제 마련되길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3.15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이자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나라다. 2021년 2분기 말레이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인구는 3,266만 명으로, 이 중 외국인은 269만 명에 달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덕에 말레이시아에서는 매달 다양한 나라의 민속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매년 상반기에는 독일협회에서 주최하는 신년 축하 행사가 열린다. 1962년 말레이시아와 수교를 맺은 독일은 같은 해 페낭섬에 말레이시아-독일협회를 설립하고 양국의 교류 강화에 앞장서왔다.


페낭섬에 말레이시아-독일협회가 세워진 이유는 19세기 독일인이 무역 거점인 페낭섬에 건너와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인 중 영국인 다음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2012년 페낭 주정부는 조지타운에 위치한 독일 건축 유산 10여 곳을 독일 문화 탐방로로 조성한 바 있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에 오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독일 사회는 매년 10월 독일 뮌헨에서 시작한 민속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열어 지역 공동체와 축제의 기쁨을 함께 한다. 옥토버페스트에서 독일의 전통 행사를 즐길 수 있다면, 2월 말에 열리는 신년 행사에서는 독일 문화와 더불어 말레이시아 음식,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축제가 마련된다.


<1962년 세워진 말레이시아-독일 협회 건물(좌), 19세기 무역 거점인 페낭섬에 건너와 정착한 독일인(우)>

<1962년 세워진 말레이시아-독일 협회 건물(좌), 19세기 무역 거점인 페낭섬에 건너와 정착한 독일인(우)>

<1962년 세워진 말레이시아-독일 협회 건물(좌), 19세기 무역 거점인 페낭섬에 건너와 정착한 독일인(우)>


올해 독일 신년 행사는 말레이시아의 24절기 북 공연(24 seasons drum)과 함께 시작됐다. 24계절 드럼은 중국의 전통 북 공연을 변형한 공연으로, 1988년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푼유 고등학교의 음악 교사이자 작곡가인 탄후이송(Tan Hooi Song)와 탄차이푸안(Tan Chai Puan)이 처음 기획했다. 24절기의 변화를 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낸 말레이시아 공연예술로춘분(春分)부터 청명(淸明), 곡우(穀雨), 입하(立夏) 등의 시간을 담았다행사에 초청된 공연팀은 중국 전통 악기의 반주에 맞춰 24절기에 걸쳐 펼쳐지는 농부들의 생활상에 담긴 움직임과 소리를 그려내 많은 이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24절기 북 공연을 감상하는 방문객들>

<말레이시아 24절기 북 공연을 감상하는 방문객들>

<말레이시아 24절기 북 공연을 감상하는 방문객들>


화려한 무대에 이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성하게 펼쳐졌다이중 단연 돋보인 것은 눈과 입을 사로잡는 다양한 먹거리였다협회는 독일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소시지를 활용한 각종 음식을 준비하고와인과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며 방문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줬다또한 말레이시아 꼬치구이인 사떼와 코코넛을 넣어 만든 치킨 른당 등 말레이시아 음식 부스도 마련해 방문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독일 음식부터 말레이시아 음식과 와인, 디저트 등 먹거리가 풍성하게 펼쳐졌다.>

<독일 음식부터 말레이시아 음식과 와인, 디저트 등 먹거리가 풍성하게 펼쳐졌다.>


말레이시아 방문객 림틴리(Lim Thin Li) 씨는 외국인은 말레이시아 문화를 접할 수 있고말레이시아인들은 독일의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축제다고 말했다이번 행사를 운영한 독일 국적의 브리기트(Brigitte) 씨는 어른들만이 아니라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과 놀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며 독일과 말레이시아인만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축제인 만큼 앞으로 한국 교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탄용탓(Tan Yong Tat) 씨는 현지 축제에서는 한국 음식 부스나 한국 전통 문화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요즘은 오히려 한국 음식이 더 인기가 많고한식은 독일맥주와도 궁합이 잘 맞는다내년에는 한국의 닭강정 부스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말레이시아-독일협회는 외국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회원제를 운영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행사를 꾸민다.>

<말레이시아-독일협회는 외국인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회원제를 운영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행사를 꾸민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행사를 함께 꾸미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말레이시아-독일협회 회장인 울프강 마크 회장에 따르면 페낭에 거주하는 독일인은 약 500명에 불과하다하지만 독일협회가 주최한 행사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다반면에 말레이시아 거주하는 한인은 2021년 1만 3,667명에 달한다이 중 2016년 기준 페낭에 거주하는 한인은 802명으로 독일인보다 많다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를 제외한 페낭조호바루사바사라왁 등 지역에는 500명 이상의 재외동포가 체류하지만한인이 주도하는 행사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인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이 독일 축제에 오는 이유는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울 수 있고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특별한 행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한인사회도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여러 축제를 참고해 수도권만이 아니라 지방에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주최할 수 있기를 바란다특히 한국 문화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외국인이 우리 음식과 문화를 즐길 수 있고한인은 현지 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홍성아

  •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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