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제재
2022년 2월 24일 평화로웠던 우크라이나의 아침은 러시아의 선제공격으로 대혼란 속에서 시작되었다. 전쟁은 하루아침에 많은 가족을 갈라놓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무너트려 무고한 시민과 세상을 이제 만끽하기 시작한 어린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이에 전 세계에서 러시아를 향한 규탄과 동시다발적인 경제제재가 이루어지고 있다. 심지어 항상 중립국의 위치를 고수하던 스위스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을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고립되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은행은 SWIFT 결제망에서 배제되었고, 러시아 제품은 EU로의 수출 금지될 전망이다. 루블화는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치고 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루블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러시아는 혼란으로 뒤덮이고 있다. 이번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비교가 어려울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으로 국가 부도 및 국가파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제재는 곧 러시아 일반 시민들의 피부로 와닿고 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서서히 뒷걸음질 치며 빠져나오고 있다. 전 세계가 주도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경제제재가 비즈니스의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러시아 유통망에 대한 수출을 중단하고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도 중단했다.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도 러시아 내에서 중단했다. 스웨덴 유명 가구브랜드 이케아(IKEA)도 러시아 내 17개 매장 폐쇄를 결정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행 수출입도 함께 중단됐다. 이케아는 성명을 통해 “전쟁은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듭 규탄했다.
<매장 폐쇄를 결정한 이케아(IKEA)에 많은 인파가 몰려든 모습 - 출처 : vk.com/omskgolos>
전쟁 규탄하며 평화 외치는 러시아 시민들
러시아 내에서는 '전쟁은 러시아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푸틴 정부가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하여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지금까지 러시아에서만 반전 시위에 참가한 13,000여 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체포되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외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 150여 개의 도시에서 반전시위가 열렸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언론 및 시민들의 반전 여론을 막기 위해 정부에 반하는 주장을 발설하는 사람들에게 큰 금액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반전시위는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유명 TV 프로그램 진행자 이반 우르간- 출처 : Стоп-кадр видео Первого канал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러시아의 평범한 시민들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연예계 종사자들도 시민들과 함께 푸틴 정부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의 유명 TV 프로그램 진행자인 이반 우르간은 ‘공포와 아픔. 전쟁 반대(Fear and Pain. No War)’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서 직접적인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참고로 우르간은 2008년과 2011년,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TV쇼 진행자로 선정된 바 있다. 배우 아나스타시아 이블레레바(Анастасия Ивлеева), 율리아 멘쇼바(Юлия Меньшова), 가수 이반 도른(Иван Дорн) 외 약 30명의 유명 연예계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반대하며 사상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현했다.
한편, 전 세계의 러시아 제재는 경제적 차원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문화계로도 확산되면서 러시아의 문화계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사들은 러시아에서 신작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 최대 영화제, 칸국제영화제는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도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하고,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중단하는 등, 콘텐츠 제재에도 합류한다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의 평범한 시민들도 어려움에 처했다. 식료품값이 올라 지갑을 닫아야 하는 가정주부,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져 당장 구직을 해야 하는 청년들 또한 전쟁의 피해자들이다.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로운 협상을 통해 모든 상황이 종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