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언론분석] 이탈리아 식당가가 처한 위기를 전하는 이탈리아 언론들
구분
사회
출처
KOFICE
작성일
2022.03.04

<피렌체 관광지 카페에 앉아 있는 관광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피렌체 관광지 카페에 앉아 있는 관광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탈리아 사람들의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아주 특별하다이탈리아는 삼면이 바다로 해산물이 풍부하고 넓은 목초지에서 농축산물을 길러내어 재료가 신선하고 다양하며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지형으로 지역마다 독특한 음식 문화가 풍성하다관광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레스토랑들은 단순한 식사 장소를 넘어서 이탈리아의 문화를 알리는 전령이며 이탈리아의 맛을 보전하고 개발하는 역할로 인식된다그러나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한 팬데믹 상황은 이탈리아 요식업계에 치명적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로마의 소식을 전하는 일간지 로마 투데이는 다가오는 봄로마의 식당가는 지옥이 될 것이라는 기사를 발표했다팬데믹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매출이 낮아진 레스토랑 경영자들이 음식 가격을 높이거나싼 재료로 대체해 원가를 낮추는 선택을 할 것이며 이는 다시 매출 감소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피렌체 두오모 광장에 텅 빈 레스토랑 - 출처: 통신원 촬영>

<피렌체 두오모 광장에 텅 빈 레스토랑 - 출처: 통신원 촬영>


로마나 피렌체 같은 도시의 관광지에 몰려 있는 식당가를 둘러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겨울 방학을 맞아 유럽 다른 나라에서 찾아온 관광객들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그나마 문을 열고 있는 레스토랑들의 테이블을 채우고 있기는 하지만 관광지 식당가를 가득 메우던 아시아 관광객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로마 투데이는 팬데믹으로 지친 요식업계가 농산물 공급업체육류생선계란과 같은 식재료 공급망의 모든 부문에서 가격이 상승하고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단행한 전기와 가스 요금이 50% 수준으로 인상 되어 가격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이탈리아 대법원이 있는 트리부날리 광장(piazza dei Tribunali) 앞에서 있었던 로마의 레스토랑 경영자바텐더호텔리어들이 이탈리아 정부가 요식업계에 37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플래시 몹을 벌여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 《인포르마찌오네(Informazione)》, 《스푸트니크(Sputnik)》 등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이탈리아 서비스업 협회인 미오 이탈리아(MIO Italia)’가 주최한 이 날 플래시몹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이탈리아 정부가 세금을 올려그렇지 않아도 팬더믹으로 어려운 요식업계가 줄줄이 파산하고 있다며 정부가 지금 당장 지원금을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로마 서비스업 관계자들이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며 벌인 플래시몹 - 출처: © Mio Italia/Sputnik>

<로마 서비스업 관계자들이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며 벌인 플래시몹 - 출처: © Mio Italia/Sputnik>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아젠지아 이탈리아(Agenzia Italia)》는 문화예술에 관한 잡지 아르트리뷰네(Artribune)》 이사이자 로마 사람들의 신문고와 같은 게시판 기능의 온라인 매체, 《로마파쉬포(Romafaschifo)》 창립자인 마시밀라노 토넬리(Massimiliano Tonelli)와의 요식업계의 위기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인터뷰에서 토넬리는 급격한 매출 감소와 사업체 운영의 고정비용과 상승으로 인해 요식업계가 백기를 들기’ 전에 요식업계 스스로 변화할 것을 언급했다.

 

특히 토넬리는 이탈리아 식당들의 정통방식으로 여겨졌던 두 가지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먼저제철에 맞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하기 위해 메뉴를 다양화했던 레스토랑들그리고 케이터링 방식을 고수하던 레스토랑들이 메뉴를 고정해서 메뉴 가지 수를 한정하면 재료비와 요리사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또한 식사 시간을 7시와 9시 반으로 정해 예약을 받아 테이블 회전율을 높일 것도 제안한다토넬리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방식이며 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변화에 대한 용기가 부족해서 바꾸지 못했던 것들을 이제 실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26일, 로마 관광지 골목길을 메운 유럽 관광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지난 주말 26일, 로마 관광지 골목길을 메운 유럽 관광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이탈리아 요식업계에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은 현 상황에 사치스러운 말일지도 모른다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그렇다고 관광객이 다시 돌아와 매출이 저절로 올라가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이탈리아 사람들이 자국의 음식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고관광지의 식당가들이 이탈리아 외교관 노릇을 하고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는 만큼아니그보다 더 개인적으로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좋아하는 레스토랑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함께 추억을 만드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온 나라가 한마음으로 요식업계가 잘 살아남아 버텨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참고자료

《Il Sole 24 ore》 (22. 2. 17.) <Roma, flash mob dei ristoratori: '37 miliardi subito o falliremo tutti”>, https://stream24.ilsole24ore.com/video/italia/roma-flash-mob-ristoratori-37-miliardi-subito-o-falliremo-tutti/AEIGSdEB

《Sputnik》 (22. 2. 17.) <Il flash mob dei ristoratori davanti alla Cassazione: 'Stiamo fallendo uno dopo l’altro”>, https://it.sputniknews.com/20220217/il-flash-mob-dei-ristoratori-davanti-alla-cassazione-stiamo-fallendo-uno-dopo-laltro-15148750.html

《Agenzia Italia》 (22. 2. 27.) <Il menù fisso salverà i ristoranti travolti da due anni di pandemia?>, https://www.agi.it/cronaca/news/2022-02-27/futuro-ristoranti-post-pandemia-covid-15790390/

《Roma Today》 (22. 1. 30.) <Pandemia e caro bollette: la primavera dei ristoratori romani sarà un inferno>, https://www.romatoday.it/attualita/bollette-aumenti-materie-prime-ristoranti.html




백현주

  •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예지 그로토프스키-토마스 리처드 워크센터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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