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소식

헝가리 내 K-라면 유통과 소비 패턴
구분
문화
출처
KOFICE
작성일
2024.07.16

헝가리 내 K-라면 유통과 소비 패턴


K-라면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K-라면 수출액이 1억 859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연간 수출액이 9억 5,000만 달러였음을 고려하면 올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통신원은 유럽 대륙 내 한류 열풍이 거센 헝가리에서 K-라면의 위상을 점검해 보았다.


지난 1월 통신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내 한국 식료품 유통은 아시안 마트와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동일 제품에 대한 가격이 마트별로 최대 60% 이상 차이를 보였다. 6개월이 지난 현재도 부다페스트에서 K-라면은 아시안 마트와 한인 마트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통신원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번화한 6구역, 지하철 1호선 옥토곤(Oktogon)역 인근의 아시안 마트와 한인 마트를 방문해 K-라면의 인기를 조사했다.


옥토곤 역에서 도보로 약 3분 거리에 위치한 아시안 마트 '킨고(KINGO)'에는 K-라면과 중국 라면이 진열돼 있었다. 인기 있는 라면 순위를 묻자 킨고 대표는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최고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다음으로는 농심 신라면이 많이 팔립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특히 헝가리인들에게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많이 팔리고, 신라면은 아시아 사람들이 많이 구매해 갑니다."라며 라면 종류별로 고객층이 다르다는 점을 언급했다.


< 아시안 마트 '킨고(KINGO)'에서 판매하는 K-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옥토곤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미스터리(Mr. Lee) 한인 마트는 부다페스트에서 오래된 한인 마트 중 하나다. 최근 K-라면의 인기를 묻자 한인 마트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정말 잘 팔립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 가길래 저도 궁금해서 먹어봤어요. 그리고 핵불닭볶음면도 잘 팔립니다. 너무 매워 현지인 입맛에는 맞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매운 것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에서 인기가 대단하더라고요. 한 마디로 불닭볶음면이 대세입니다."라고 답했다.


< 아시안 마트 '비안(Bian)'에 K-라면과 함께 진열된 다양한 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지막으로 통신원은 옥토곤역 인근 주거 단지 중심부에 있는 아시안 마트 '비안(Bian)'에 방문해 K-라면의 인기를 물었고 이곳 역시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았다.


최근 부다페스트 내 아시안 마트의 동향으로는 K-라면과 더불어 일본, 베트남 등에서 생산한 저렴한 라면들이 많이 진열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치맛 라면, 짜장맛 라면, 매운맛 라면 등 상품 패키지 디자인과 맛에서 K-라면을 흉내 낸 동남아시아 라면과 일본 라면이 한국 제품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최근 K-라면의 인기를 체감한 아시안 마트에서 한국 식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유통 마진 또한 높은 유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매대에 진열해 매출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라면들은 패키지 디자인과 맛이 K-라면과 흡사해 한국문화에 낯선 현지인의 경우 K-라면과 혼동하기 쉽다.


< 현지 대형마트 '지-로비(G-Roby)'에서 판매하는 라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근 온라인 배송을 중심으로 하는 식료품 유통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한국 음식을 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문화 도시인 부다페스트 시내 중심부의 오래된 주거 시설은 온라인 배송이 매우 힘들다. 따라서 부다페스트 대부분의 시민들이 테스코, 스파, 리들 등과 같은 대형 마트에서 식품을 구매한다. 통신원이 옥토곤역 인근 현지 대형 마트인 지-로비(G-Roby), 스파(SPAR), 리들(LIDL)를 찾아 K-라면 유통을 확인해 보았으나 어느 곳에서도 K-라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옥토곤역 도보 약 1분 거리에 위치한 지-로비에서는 일본 라면은 판매하지만 한국 브랜드 라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스파, 리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현지 대형마트는 아직도 일본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면을 유통하고 있다. 결국 K-라면의 인기를 현지 생활에서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이를 통해 헝가리 내 한류의 열풍은 거세지만 현지에서 한국 식품을 접할 접근성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한국무역협회(KITA) 홈페이지, 《연합뉴스》 (2024. 5. 19). K라면 수출 '월 1억달러' 첫돌파…불닭인기에 올해 11억달러도, https://www.kita.net/board/totalTradeNews/totalTradeNewsDetail.do;JSESSIONID_KITA=49917480C28DFC5239E679472A679885.Hyper?no=83741&siteId=1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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