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이란] 송웅엽 대사 / 쟈메잠(Jame-jam) /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10.30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283&c=&t=&pagenum=1&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A relation with the oldness of myth

송웅엽 주이란대사 / 2012.10.23  / 쟈메잠(Jame-jam)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사랑 이야기’

고금동서를 통틀어 사랑에는 국경이 없는 모양이다. 고대 페르시아 서사집인 라는 책의 내용도 그렇다. 옛날 옛날에 스토리가 만들어져 구전되다 14세기에 필사됐다고 한다. 뒤늦게 세상에 알려져 1998년 인쇄본으로 출간됐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 이 책을 영어와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

대강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7세기 중엽 사산왕조 페르시아(226~651)가 아랍의 침공으로 망한다. 페르시아 왕자는 훗날을 도모하며 중국을 거쳐 바닷길로 한반도에 있는 신라 왕국에 이른다. 페르시아 왕자는 신라 공주와 결혼한다. 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난다. 그 아들은 페르시아로 돌아가 조상의 원수를 갚는다.

이 이야기는 픽션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역사적 진실도 더러 담고 있으리라. 픽션과 넌픽션, 사실과 몽상이 중첩된 신화책이자 역사서가 아닐까 짐작된다. 분명한 것은 페르시아는 신라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실제 신라 고분에서는 페르시아 유리제품 등이 나온다. 신라와 페르시아가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두 나라는 최소한 1,200년에 걸친 교류의 역사를 갖고 있는 ‘오랜 친구’이다. 인류 역사의 대동맥이었던 실크로드를 따라 사람과 물자가 오갔을 것이다. 비단길을 통해 비단뿐만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와 사랑이 오갔을 것이다.

올해는 한-이란 수교 50주년이다. 우리는 반백년 전 외교 관계를 맺었다. 1977년 서울에는 ‘테헤란로’가,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만들어졌다. 서울의 테헤란로는 벤처기업의 산실로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발전한 지역이 됐다. 10년 전에는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테헤란에 한국광장과 서울공원이 조성됐다. 대한민국은 테헤란에 도로와 광장과 공원의 명칭을 갖고 있는 매우 드문 나라의 하나이다.

그런가하면 이란에서는 <대장금>, <주몽> 등 한국의 역사드라마가 큰 인기를 모았다. 2008년 한국에서 열린 전시회는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았다. 두 나라는 서로의 문화에 깊은 애정과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문화를 통한 상호 이해와 존중은 두 나라를 넘어 인류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을 안겨주는 토대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이란과 지속적이면서도 발전적인 문화 교류를 희망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이를 위해 주이란 한국대사관은 여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기록유산 특별전>, <페르시아 신화 기행>, <한국음식축제>, <이란 노마딕 레지던스 미술워크샵>(Art Workshop of Iran''''s Nomadic Residence) 등의 행사를 마쳤다. 올해 12월까지 <페르시아어로 된 한국어 학습교재 첫 출간>, <한국어 말하기 대회>, <태권도 공연>, <쿠쉬나메 심포지엄>, <한국영화주간> 등의 행사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모든 문화는 의사소통의 수단이자 결과이다. 두 나라 국민이 이같은 소통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기를 바란다. 문화를 통한 상호 이해,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 사랑은 두 나라의 새로운 50년을 기약하는 가장 위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