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히로시마] 신형근 총영사 / 아사히신문 /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10.10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248&c=&t=&pagenum=1&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한국 영화 잔치에 발길을

신형근 주히로시마총영사 / 2012.9.28 / 아사히신문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3대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처음으로 최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 것입니다.

“피에타”는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내리소서”라는 뜻입니다. 김기덕 감독은, 돈 중심의 극단적인 자본주의에 번롱 당하면서 불신과 증오로 인해 파멸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사람들은 신에게 자비를 청한다는 메세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김 감독은 흥행 수익을 신경 쓰지 않고 예술성을 강하게 내세운 작품을 계속 출품해 왔기에 한국 영화계의 주류로부터는 소외되어 온 감이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트러블에 휘말려서 시골에 칩거하던 시기도 있다는데, 그러한 고난을 뛰어넘었다는 데에서도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제 일정표에는 10월에 오노미치시와 후쿠야마시에서 열리는 “오쿠라다시 영화제”와 11월에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다마 영화제”가 적혀 있습니다. 오쿠라다시 영화제에서는 한국에서 초빙된 “나의 친구 그의 아내”가 상영됩니다. 매년 다수의 한국 단편영화가 응모하는 다마영화제에서는 제가 수상식 프레젠터로 참가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한국 영화 무료 상영회가 총영사관 주최로 월1회, 히로시마시 나카쿠의 핫쵸자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피에타”도 가까운 시일 안에 개봉된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반딧불” “철도원” 등, 존재감 있는 연기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다카쿠라 켄이 주연한 “당신에게”도 상영되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히로시마도 영화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듯합니다. 부디 한국 영화 잔치에 발길을 옮겨 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히로시마에서 은막을 통해 다카쿠라 켄을 만나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