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히로시마] 신형근 총영사 / 아사히신문 /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08.22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208&c=TITLE&t=&pagenum=2&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성의(誠意)와 신의(信義)의 한일우호를 위해

신형근 주히로시마총영사 / 2012.8.17. / 아사히신문




일본에 부임해서 두 번째 맞는 8월의 히로시마는 지난해보다 더 무덥게 느껴졌습니다. 5일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제와 6일의 평화기념식. 원폭 투하 당시 지옥의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은, 수만의 한국인을 포함한 십수 만의 고귀한 목숨을 생각하면서 명복을 빌었습니다.

당시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 않는다고 다짐한지 67년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얼마만큼 과거를 반성했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얼마나 결실을 맺었을까요?

총영사관은 5일에 “원폭 연구의 남겨진 과제”라는 심포지엄을 히로시마대학 평화연구소와 함께 기획했습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와 검은 비 문제를 학술적으로 다루었습니다.

6일에는 와세다대학과 한국의 고려대 학생 간의 “성신교류 히로시마 투어”에서 평화에 관한 강연을 했습니다. 전쟁의 씨앗은 평화의 시대에 상대에 대한 몰이해와 멸시, 그에 따른 불신과 증오가 쌓여감으로써 배태된다는 점과, 한일간 풀뿌리 교류와 협력, 특히 청소년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한국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총영사관에 벽돌을 던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유자키 히데히코 지사로부터는 “이번 일에 상관없이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갑시다”라는 메세지가 있었습니다. 대학생 교류를 주재한 와세다대학의 오다가와 코 대표도 “이런 일에 굴하지 말고 성의와 신의에 기반한 양국관계를 위해 노력합시다”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뒤틀릴 때마다 우리들의 선조는 우호교류를 위해 분투했습니다. 15세기의 외교관 이예처럼 마흔 번 이상 양국을 왕복하면서 평화의 기초를 놓은 예도 있습니다. 에도시대의 유학자 아메노모리 호슈처럼 외교에는 성의와 신의가 중요하다고 제창한 사람도 있습니다. 양국관계가 어려울수록 한일간 평화교린에 헌신한 선인들의 지혜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