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중국] 이규형 대사 / 법제만보 / 인터뷰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09.07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228&c=&t=&pagenum=1&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삼성 등 한국 기업, 수백만 일자리 해결

이규형 주중국대사 / 2012.8.24. / 법제만보(法制晩報)




ㅇ 변화: 중국의 경제력 부상, 국민 생활수준 향상

― 법제만보: 대사님의 경험으로 보아 중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규형 대사: 저는 1999년 8월에 중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미 13년 전의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2002년 2월까지 주중대사관에서 공사로 부임했고, 시안(西安), 지난(濟南), 칭다오(靑島), 핑야오구청(平遙古城, 핑야오구청) 등을 방문했습니다.

작년 저와 부인은 9년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했는데, 중국에 커다란 발전과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큰 폭 향상되었고, 계속되는 발전을 통해 중국의 경제력은 세계 2위로 급부상했습니다.

도시의 새로운 문화 공간도 계속 늘어났습니다. 798예술구는 예전과 달라졌고, 베이징에 많은 영화관들이 새로 생겼습니다. 저는 어제 지앙타이루(将臺路)에 있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또한 중국 네티즌 수는 이미 4억 명을 돌파했고, 이는 당연히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법제만보: 평소 즐겨 하시는 중국의 문화 활동이 있으십니까? 자주 참가하시는지요?

― 이규형 대사: 대사로 부임한 이후 업무가 바쁘지만, 몇 차례 경극과 칠현금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13년 전 중국에서 경극을 배웠고, 요즘 매주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조씨고아> 6단락과 현재 배우고 있는 <공성기>를 포함해 7단락의 경극을 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곡이 점점 길어져서 배울수록 어렵습니다.

저는 중국 외교부 경극학회의 유일한 외국 명예회원입니다. 얼마 전 쑨우(孫武)의 79대 후손과 만난 적이 있는데, 그가 나를 위해 서예작품을 써주기도 했습니다. 

ㅇ 분쟁: 시시콜콜 따지지 말아야

― 법제만보: 인쇄술 및 단오절 문제로 인한 문화적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규형 대사: 양국 문화는 비슷한 점들이 많습니다. 교류의 역사가 길어서 발생한 오해로 인해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단오절의 기원에 관해, 중국의 단오절은 음력 5월 5일이고 한국이 무형문화유산에 등록한 것은 강릉단오제입니다. 이는 강릉 지역이 단오 전후 일주일 동안 개최하는 축제를 말합니다. 강릉단오제의 한자는 중국에서 기원됐지만 중국의 단오절과는 다른 것입니다. 단오절을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것으로 아시는 중국 분들이 있어서 논쟁이 생긴 것입니다.

중국이 인쇄기술을 발명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한국 또한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품인 ''''직지심체(直指心体)''''를 발견했습니다. 인쇄술과 금속 활자 인쇄품은 다른 것입니다. 양국이 비슷한 한자를 사용해서 오해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오해들에 대해 시시콜콜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ㅇ교류: 웨이보 개설을 통해 네티즌들과 교류

― 법제만보: 향후 유사한 문화적 분쟁이 생길 시, 어떤 방법으로 오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까?

― 이규형 대사: 인터넷 상에 사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오해를 생기게 만드는 기사가 종종 있습니다. 여론을 선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해야 합니다. 양국의 정부기관도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오해가 생길 때 양국 부서는 제때에 나서서 설명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문화적 분쟁에 대해 많이 주목할 겁니다. 대사관은 이미 웨이보를 개설해 네티즌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 법제만보: 양국이 문화교류의 어떤 면에서 한층 더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 이규형 대사: 한달전 저는 탕웨이와 현빈이 주인공을 맡은 <만추>를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고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걸그룹 중 Miss A라고 있는데 멤버 4명 중에서 2명이 중국인입니다. 문화 영역에서는 합동 공연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국의 관련 부서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ㅇ 교육: 유학생수 매년 증가, 청소년 교류방문 추진 계획 중

― 법제만보: 최근 몇 년간 양국의 유학생 수에 어떠한 변화가 있습니까?

― 이규형 대사: 작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29만 명 중 한국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를 넘는 6.3만 명에 달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총 10만 명 정도이고, 그 중 중국 유학생이 7만 명을 차지해 양국 모두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예정입니다.

한중 양국이 교육 분야에서 빈번하게 교류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비록 외국에 있어도 자국과 큰 차이가 없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학생이 공부를 마친 후 자국으로 돌아가 취업할 때 우세적 요소가 있다는 점입니다.

― 법제만보: 왕징(望京)은 “코리아 타운”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한국인들이 공부하고 일하고 생활하면서 독특한 커뮤니티 문화가 조성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는 한국인들이 본보기로 삼을만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규형 대사: 어떤 나라든 뉴욕에 있는 차이나타운과 같이, 외국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동네가 있습니다.

왕징에서는 한국에 관한 정보와 한국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동네가) 배타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과 교류하면서 정보도 얻고 현지 생활에도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서울에도 중국 유학생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2곳 정도 있습니다.

― 법제만보: 앞으로 교육 분야의 교류에 있어 양국은 어떤 협력과 지원을 할 것입니까?

― 이규형 대사: 양국 관계 발전에서 유학생은 아주 귀중한 재산입니다. 한국 정부와 재단 및 각 대학 모두 장학금제도를 설립했습니다. 대학들은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늘릴 것이고, 유학생 및 연구원들의 더욱 편안한 공부환경 마련을 위해 국제교류재단도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 외, 양국 청소년들 간의 교류방문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고, 韓·中 정부는 양국 청소년 교류방문 규모를 500명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ㅇ 한국기업: 중국 현지 고용자 수 100만명 초과

― 법제만보: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에서 전례 없는 발전 추세가 나타났는데, 어떤 성과를 보였습니까? 향후 양국은 경제무역 분야에서 어떻게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까?

― 이규형 대사: 2011년까지 한국의 대(對)중 투자 규모 총액은 5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르면 중국은 곧 한국의 최대 투자국이 될 것입니다. 
  
또한 중국은 한국의 최대 해외시장이며, 중국은 아직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13.5억 명의 소비수준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소비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 만족을 위해 중국기업들은 계속해서 신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국 기업도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국 기업의 산업구조는 모두 노동집약형에서 첨단산업집약형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 기업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신에너지, 특히 태양열에너지 등 분야에서 아주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은 신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아주 많습니다. 양국의 상호 보완적인 작용과 동시에 무역 규모는 계속 확대될  것입니다. 지금 협상하고 있는 韓·中 FTA체결을 통해 양국에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법제만보: 한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한 지가 오래되었는데, 이런 기업들이 양국관계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다고 보십니까?

― 이규형 대사: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재중 한국기업과 한국 기업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구가 약 2200만개 정도 있고, 청도(青岛)에만 7000개가 있습니다. 천진(天津)에는 한국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5만명 정도 있습니다. 그중 삼성은 아주 많은 고용창출을 하고 있습니다. 베이징현대에는 6000~7000명의 중국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재중 한국기업들이 고용한 중국 직원들의 수가 1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동시에, 한국 기업 또한 중국 젊은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인에 대한 중국인의 이해가 깊어졌습니다. 韓·中 FTA의 체결을 통해 양국의 기업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