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코스타리카] 정홍조 대사 / La Nacion / 기고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2.08.21
원본URL
http://www.mofat.go.kr/webmodule/htsboard/template/read/korboardread.jsp?typeID=11&boardid=754&seqno=304207&c=&t=&pagenum=1&tableName=TYPE_ASSOCIATE&pc=&dc=&wc=&lu=&vu=&iu=&du=




한-코스타리카 수교 50년

전홍조 주코스타리카대사 / 2012.8.16. / La Nacion




50년전 코스타리카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극동의 작은 나라인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1962년 코스타리카는 민주주의, 인권, 교육, 복지 제도가 잘 갖추어진 모범적인 국가였다. 반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중 하나였다.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몇 안되는 개발도상국중 하나가 되었다.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변모하였다. 50년 동안 한국에 일어난 이런 변화들은 수교 당시의 코스타리카 외교관들로 하여금 감회에 젖도록 하기에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한국의 발전은 코스타리카와 같은 우방국들의 지원으로 가능하였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50년간 국제사회에서 변함없이 한국을 지지하여 왔고, 한국 국민들은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한국은 이제 공동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양국 교역은 50년전 전무한 상태에서 2011년 5억불로 증가하였다. 교역 구조에서도 양국은 건전하고 균형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한국은 코스타리카에 자동차, 인쇄회로, 철강제품, 전자제품을 위주로 3.2억불을 수출하였다. 코스타리카는 한국에 마이크로프로세서, 의료기기, 커피, 파인애플을 위주로 1.84억불을 수출하였다.

이제 코스타리카에서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코스타리카 커피는 한국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은 코스타리카 기업에 인쇄회로를 수출하고, 코스타리카 기업은 인쇄회로로 반도체를 만들어 한국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투자는 90년대 중반 봉제업체들의 철수 이후 부진하였으나, 2000년대 초반 대우버스 공장의 진출에 이어, 금년 7월 세계적인 건설회사인 포스코건설의 엔지니어링 센터가 개설되어 활기를 띠고 있다. 모두 코스타리카의 높은 교육수준과 양질의 인력이 요인이 되었다.

한국은 모범적인 환경국가인 코스타리카와 환경 및 녹색성장에서 파트너로 협력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산림 및 국립공원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 9월 한국의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세계자연보존총회에는 30명이 넘는 코스타리카 공무원 및 NGO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코스타리카는 또한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GGGI의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국관계는 전자정부, IT, 과학기술, 직업훈련, 치안, 보건, 문화 분야로 다양화되고 심화되고 있다. 특히, 금년 3월 코스타리카 국제예술제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여 코스타리카 국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은 것은 수교 50주년을 맞는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생각한다.

68년에 코스타리카에 도입된 태권도는 이제 2만여명이 수련하는 인기 스포츠로 발전하였다. 코스타리카의 한 대학에는 한국어강좌가 개설되었고, 한국 드라마, K-POP,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동호회가 결성되어 있다. 한국국민들에게 영화 주라기 공원의 무대가 되었던 코스타리카는 꼭 가보아야 할 생태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양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서로를 방문하는 숫자도 증대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1천여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방문하였으며, 한국인의 코스타리카 입국건수가 3,392건(관광객 포함), 코스타리카인의 한국 입국건수가 757건으로 되어있다. 이는 2-3년전과 비교할 때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상에서 보듯이, 한국과 코스타리카는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까운 이웃나라가 되었다. 50년 전에는 실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제 양국은 보다 성숙한 협력동반자로서 태평양국가로서 앞으로 50년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Chinchilla 대통령의 8.19-22 한국 방문은 양국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으로서는 2001년 Miguel Rodriguez 대통령이 방한한 이후 12년만의 방문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향후 50년간의 양국 관계발전의 초석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