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체 및 기고 일시 : Diplomacia(6월호)

□ 주요 내용

‘한국과 스페인 : 미래를 향한 전략적 동반자(Corea y Espana : Socios Estrategicos hacia el Futuro)’

ㅇ 6월 15일 오후, 마드리드궁 광장에서는 화려한 위용을 자랑하는 스페인 왕실 의장대와 기마대가 질서 있게 도열한 가운데, 커다란 예포 소리와 함께 대규모 국빈 환영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음.

ㅇ 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페인이 접수한 최초의 국빈방문으로 주목받은 이번 환영행사의 주인공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었음, 2019년 10월 서울에서 펠리페 6세 국왕을 영접했던 문 대통령이 이번에는 그의 초청으로 스페인을 방문해 펠리페 6세 국왕과 스페인 국민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은 것임.

ㅇ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상적 외교활동, 특히 국가 원수의 외국 방문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스페인 국왕 방한 후 불과 1년 8개월 만에 문 대통령이 스페인을 방문한 사실은 양국 간 긴밀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줌.

ㅇ 1950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한국과 스페인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민주주의, 자유, 인권, 법치 등 근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국이자 우방임. 1996년 10월 후안 카를로스 1세 국왕의 방한과 2007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스페인 방문 이후 양국은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고위급 협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해오고 있음. 2019년 10월 펠리페 6세 국왕의 국빈방한과 이번 문 대통령의 답방을 계기로 양국은 금후 ‘전략적 동반자’로서 심도 있게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음.

ㅇ 이번 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과 펠리페 6세 국왕은 미래 지향적 양국 관계의 비전과 발전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었음. 문 대통령은 또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외교, 무역, 투자, 산업, 에너지, 과학기술, 보건, 기후변화, 인프라,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음.

ㅇ 두 나라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초래된 현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갈 국가 발전전략을 이미 각각 공표했는데, 두 나라의 전략이 놀랍도록 닮아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움. 그 구상은 바로 디지털 경제와 친환경 그린 경제로의 전환 정책임. 이는 양국이 앞으로 실질적 협력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함.

ㅇ 한국 정부는 작년부터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핵심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국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음. 스페인 정부는 ‘디지털 스페인 2025’ 비전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음. 이번 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과 산체스 총리가 양국 기업인들의 ‘그린 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함께 참석해 디지털 경제와 그린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양국 기업들 간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

ㅇ 문 대통령은 6.16 바르셀로나 경제인협회 연례 포럼 개막만찬에도 참석했음.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과 스페인 정부의 친환경·디지털 전환 정책 간 유사성에 주목하면서, 디지털 경제와 그린 경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양국 간 협력의 핵심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음.

ㅇ 이번 방문 기간 중 양국은 청정에너지, 인더스트리 4.0, 그리고 스타트업 협력에 관한 3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음. 이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양국 간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 제4차 산업혁명 분야 협력, 그리고 스타트업 육성 분야 협력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었음.

ㅇ 보건협력협정 체결 또한 이번 방문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성과임. 양국은 작년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방역 경험을 공유하고 방역 물자를 지원하는 등 협력해왔는데, 이번에 보건협력협정에 서명함으로써 향후 감염병 예방을 위한 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되었음. 이번 협정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외국 정부와 체결한 최초의 보건협력협정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짐.

ㅇ 3일간 진행된 문 대통령의 이번 스페인 방문은 큰 성공이었음. 필자는 이번 방문을 준비하면서 왕실, 총리실, 외교부, 상원, 마드리드시청 등과 긴밀히 협조했는데, 이들의 지원과 협조는 매우 프로다웠고 효과적이었음.

ㅇ 이번 방문을 준비하는 동안 필자가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문 대통령의 방문을 맞는 스페인 측의 적극적 자세였음. 왕실, 총리실, 외교부는 물론, 모든 관련 기관들이 문 대통령의 성공적 방문을 위해 최대한의 지원과 협조를 제공했고, 동시에 양국 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기대감을 표명했음.  

ㅇ 재임 중 국가원수 방문이라는 영광을 누린 대사로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호혜적 미래를 위한 기회의 창을 함께 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고자 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