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인터뷰

[기고] 愛犬에게‘관계’를 배우다
출처
외교부
작성일
2017.06.15
원본URL
http://www.mofat.go.kr/

매체 및 보도일자 : ‘홋카이도’ 신문 「아침의 식탁」칼럼 기고 제5회(‘17.6.15.)

칼럼  내용 :

ㅇ 주말이면 애견 미미짱과 동네를 산책함. 미미가 걷는 속도와 눈높이에 맞추다보면 평소에는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기 시작함. 또「저기요, 우리 개가 작년 벚꽃 필 무렵, 저 세상에 갔는데 말이요」하고 말을 걸어오는 할아버지를 만나는 등 동네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깊어지는 느낌이 듦.

ㅇ 가끔은 개들끼리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함. 예의바른 일본인 견주들은 다른 개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꽤 멀리서부터 미리 동선을 조정하거나 일부는 아예 접근조차 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주의를 줌. 그러면 사교적인 미미는 조금 섭섭한 눈치.

ㅇ 관저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반갑게 다가가 일일이 발냄새를 맡으며 반기는 등 왕성한 호기심과 사교성을 가진 미미도 청년 초기에는 걸핏하면 멍멍 짖으며 공격성을 드러냈음.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잘못은 오히려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음. 다른 개가 다가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목줄을 잡아당겼고 미미는 정직하게 거기에 반응하고 있었던 것.

ㅇ 그것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다른 개와 마주치면 목줄을 가볍게 잡고 상냥한 목소리로「친구가 왔네, 참 귀엽지」라고 말을 걸며 유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함. 다행히도 공격성은 없어졌으며 다음주에 14살이 되는 미미와는 지금도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고 있음.

ㅇ 한 마리의 개한테서도「관계」의 기본을 배울 수 있음.「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된다」라는 원칙. 이웃나라와의 관계도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면 말 한마디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됨. 끝.